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광물 협정 타결이 임박한 가운데 양국이 재건투자기금을 설립한 뒤 우크라이나가 광물 채굴에 따른 수익의 50%를 기금에 투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2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양측이 광물 협정의 핵심 내용에는 합의했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당초 미국이 제시한 초안에는 총 5000억 달러 규모의 광물자원 수익 제공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에 불합리한 조항이 다수 담겨 있었다. 반면 우크라이나 안보에 대한 미국의 보장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수정된 합의안에는 양국이 재건투자기금을 설립해 우크라이나의 광물자원을 공동 개발하는 내용이 들어갔다. 우크라이나는 광물·원유·천연가스 및 주요 자원 채굴에 따른 수익의 50%를 기금에 넣게 된다. 이 기금은 운영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우크라이나의 전후 재건 및 경제개발에 투자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했던 광물자원 수익 배분과 미국의 완전한 관리·통제권 요구 등은 철회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안보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은 지속적인 평화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안보 보장을 얻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문구를 추가하기로 했다. 다만 안전 보장의 범위와 수익 배분 등 세부 방안이 명시되지 않은 만큼 향후 진전된 협상안이 마련될지 관심을 모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강도 높은 안전 보장을 원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이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대책을 거부하고 있다.
한편 이날 러시아가 전쟁을 통해 차지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매장된 희토류의 개발권을 미국에 주겠다며 협정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등은 전통적으로 석탄 산업이 발달한 곳으로, 희토류를 포함한 광물자원들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자국 관영 TV와의 인터뷰에서도 “러시아가 되찾은 새 영토에도 자원이 있고 그곳에서 미국을 포함한 파트너들과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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