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현실적인 탄소중립 솔루션으로 손꼽히는 해상풍력발전이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국회 통과로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1일 확정한 제11차 전기본에 따르면 풍력발전(육·해상) 설비의 보급 전망치는 2025년 3GW 수준에서 2030년 18.3GW, 2038년 40.7GW에 이른다.
여기에 풍력 사업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정부가 해상풍력 발전의 입지를 계획하는 내용이 담긴 ‘해상풍력특별법’ 통과로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는 것은 물론 관련 기업들의 성장에도 속도가 더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일찌감치 해상풍력발전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SK오션플랜트는 2012년 국내 최초로 ‘해상용 풍력발전기의 지지장치’ 특허를 취득했다. 이후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에 뛰어들었고, 2020년 국내 최초로 하부구조물을 수출(대만 창화 해상풍력단지)한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하부구조물을 제작, 지난해 상반기부터 현재까지 순차적으로 고객사에 인도하고 있다. 대만 하이롱(Hai-Long) 프로젝트에 공급된 해당 구조물은 현재까지 대만 해상풍력단지에 설치된 하부구조물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구조물 1기당 최대 높이는 아파트 약 30층 높이인 94m에 이르며, 무게는 A380 항공기의 약 8배인 2200톤에 달한다. 1기에 14㎿급 해상풍력 터빈을 설치할 수 있다.
해상풍력발전기는 크게 터빈과 블레이드, 타워 등 상부구조물과 함께 이를 지탱하는 기초인 하부구조물로 구성된다. SK오션플랜트가 생산하는 해상풍력 설비는 하부구조물로 현재 고정식 하부구조물의 한 종류인 재킷(Jacket)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재킷을 구성하는 요소는 크게 레그(Leg), X-브레이스(X-brace), 트랜지션피스(Transition piece)로 구분된다. 특히 트랜지션피스는 재킷 위에 위치하는 타워, 터빈, 블레이드의 무게와 진동이 집중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힘을 많이 받는 부분이기 때문에 요구 스펙이 까다롭고 프로젝트마다 모양이 모두 달라 경험과 기술력, 적절한 공법적용이 필수다. SK오션플랜트는 세계 최고 수준의 트랜지션피스 제작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으며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하부구조물을 생산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상풍력 업계 첫 품질표준서를 발간, 제작 전반에 걸친 표준화에 성공했다. 이는 앞으로 더 커지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시장에서 선두기업의 지위를 견고히 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오션플랜트는 대만의 재생에너지 보급에 핵심적인 역할도 수행 중이다. 대만의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공급한 재킷은 약 190여기, 발전용량 기준 약 2GW 규모에 달한다. 이는 원전 2기의 발전용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통상 해상풍력발전은 발전용량 10㎿ 당 1만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오션플랜트는 약 20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해상풍력발전단지용 하부구조물을 공급한 것이다. 2023년 기준 대만 가구 수가 924만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0%가 넘는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TSMC, 폭스콘 등 대만 주요기업의 전력 사용량에 빗대 보면 SK오션플랜트가 재생에너지 보급과 대만 기업들의 RE100 달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다.
SK오션플랜트가 참여한 해상풍력발전단지의 발전용량 2GW를 연간 발전량으로 환산하면 약 7000GWh(해상풍력 평균 이용률을 40%로 가정·IEA)로 2023년 기준 TSMC의 총 전력 사용량 2만 4775GWh의 28%, 폭스콘의 총 전력 사용량 8748GWh의 80%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처럼 회사가 하부구조물을 공급한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상업 운전이 시작되면 대만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SK오션플랜트는 국내 시장과 대만은 물론 일본 해상풍력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제조업과 전자․ICT산업 비중이 높은 한국, 일본 등의 국가들은 전력수요 상승 대응과 파리협정에 따른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 유엔기후변화협약 이행을 위해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보급이 필수다. 반도체산업이 핵심인 대만은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은 아니지만 언급된 3개 국가 중 탄소감축에 가장 진심이다.
한국은 이번 해상풍력 관련 정책 통과로 본격적인 시장 확장이 확실시된다. 11차 전기본 설비용량 전망에서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2030년 37.8%, 2038년 45.5%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만큼 해상풍력 보급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대만은 2015년 첫 해상풍력 프로젝트 착수 후 4년 만인 2019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3GW 용량의 설비를 갖췄다. 2025~2026년까지 누적 5.6GW, 2035년까지 20.6GW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추가로 지을 예정이다. 앞으로 국산화 비율 반영제도(LCR)가 폐지될 예정이라 SK오션플랜트의 사업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5.7GW, 2040년까지 45GW의 해상풍력 설비를 보급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특히 연안 대부분이 심해인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부유식 해상풍력 기술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SK오션플랜트는 이러한 시장 확장에 대응해 경남 고성군 동해면 일원에 157만㎡ 규모의 해상풍력 구조물(고정식, 부유식, 해상변전소 등) 특화 생산기지를 조성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의 고정식은 물론 부유식 시장에서도 세계적인 지위를 확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우수한 품질과 안전관리 능력, 제작 및 납기 경쟁력 덕분에 최근에는 해상풍력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유럽에서도 협력 논의가 잇따르고 있어 신규 프로젝트 수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승철 SK오션플랜트 대표이사는 “세계 무대에서 신뢰와 실적을 쌓아온 SK오션플랜트는 앞으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제작역량과 야드 인프라, 비용 효율화와 최적화된 설계 제공 능력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우위를 유지해 나갈 것” 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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