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어린 시절 쇼트트랙 꿈나무였어요. 그래서 유소년 선수들한테 마음이 더 가는 것 같아요. 이번 기회를 통해 어려운 환경에 있는 골프 꿈나무들을 지원하는 데 힘을 쏟고 싶어요.”
배우 송중기가 R&A 글로벌 앰배서더로서의 첫 공식 행보를 싱가포르에서 시작했다. 마리나베이샌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비즈니스 포럼에서다. 지난달 28일 포럼 연설을 마친 후 만난 송중기는 “이번이 R&A 글로벌 앰배서더로서의 첫 공식 행사다. 지난해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그리고 올해는 여자골프 전 세계 랭킹 1위 펑산산(중국) 선수도 이 자리에 섰다”면서 “개인적으로 너무 영광이고 골프에 대한 제 견해와 R&A 글로벌 앰배서더로서의 포부 등을 밝힐 수 있어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송중기는 아시아인 최초로 R&A 글로벌 앰배서더에 임명됐다. R&A는 미국골프협회(USGA)가 관장하는 아메리카 대륙을 제외한 전 세계 골프규칙 제정과 세계 4대 메이저 대회 중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디 오픈을 주최하는 국제 골프 기구다.
송중기는 “글로벌 앰배서더에 임명된 후 영국 국적의 장인과 아내가 특히 자랑스러워했다”면서 “아시아인 최초라 책임감이 더 막중하다. R&A와 어떤 방향으로 활동할지 계속 얘기하고 있고 앞으로 주어질 미션들을 최대한 노력해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송중기와 함께 활동하는 R&A 글로벌 앰배서더는 LPGA 투어 선수 출신 교포 미셸 위 웨스트(미국), 축구 스타 개러스 베일(웨일스) 등이 있다. R&A에 따르면 송중기의 임기는 아직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다.
세계 골프의 얼굴이 된 송중기는 ‘진정성’을 강조했다. 그는 “제가 단지 유명한 배우라는 이유로 글로벌 앰배서더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정말 진정성 있게 이 자리에서 펼칠 수 있는 활동들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골프 유망주들이 더 큰 무대로 도전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데 관심이 많다. 그래서 임성재 선수와도 꿈나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송중기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2승의 임성재와도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아마추어 골퍼로서의 고민도 털어놓았다. 90대 초반 정도를 치는 보기 플레어라고 밝힌 그는 “요즘 피칭 웨지가 정말 안 돼서 ‘피칭 포비아’라고 부를 정도다. ‘골프백에서 뺄까’ 고민 중”이라면서 “그래도 최근에 임성재 프로의 원포인트 레슨으로 5번 우드는 자신이 좀 생겼다. 몇 안 되는 장기 중에 하나”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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