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보행자 교통사고의 14%가 차량의 후진으로 발생한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최근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후진 사고 방지 첨단안전장치(R-AEB) 효과’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R-AEB(Reverse-Auto. Emergency Braking)는 후진 중 충돌 위험이 발생할 경우 차량 스스로 제동하는 기술이다.
연구보고서에는 삼성화재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국산 차량의 2019~2023년 교통사고 실태 분석 결과가 담겼다. 차량용 R-AEB가 장착된 차량은 차대차 사고 유형에서 차량 1만대 당 70.3건의 사고가 발생, 미장착 차량의 81.0건에 비해 13.2%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행자용 R-AEB가 장착된 차량은 차대보행자 사고 유형에서 차량 1만대 당 2.6건의 사고가 발생해 미장착 차량 4.8건보다 적어 사고 예방 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연구소는 진단했다.
그러나 삼성화재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국산 차량 중 R-AEB가 장착된 화물·승합차는 전무했다. 승용차 중에서는 전체 가입 차량의 10.9%(42여만대)가 차량용 R-AEB를 장착했고, 보행자용 R-AEB 장착 차량은 2.4%(9만4000여대)에 불과했다. 현행 법령에는 후진 사고 방지 장치 장착 의무 규정이 없다.
이에 대해 연구소의 김승기 책임연구원은 "후진 사고 방지 장치가 확대될 수 있도록 위험 차량에 장착을 의무화하고, 자동차 안전도 평가 항목에 장치를 포함하는 등 법·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