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간 박사 학위 취득자 중 약 30%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취업에 성공한 경우 중 절반에 가까운 47%는 연봉이 2000만~6000만 원 수준에 그쳤다고 답했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전국 대학에서 지난 2023년도 8월과 2024년도 2월에 졸업한 박사 학위 취득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 신규 박사 학위 취득자 조사’ 결과에서 응답자 1만 442명 중 현재 재직 중이거나 취업이 확정됐다는 응답률은 70.4%로 집계됐다. 일을 구하지 못한 미취업(실업자)은 26.6%, 취업도 실업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3.0%로 이를 합친 ‘무직자’ 비율은 29.6%였다.
2014년 관련 조사를 시작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2014년 24.5%였던 무직자 비율은 2018년까지 25.9%로 20% 중반을 유지하다가 2019년 29.3%로 급증한 데 이어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청년층 박사의 구직 어려움이 심각했다. 2023년 8월~2024년 2월 박사 학위를 취득한 30세 미만 응답자 537명 중 무직자는 절반에 가까운 47.7%로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다.
성별로는 여성 무직자의 비율이 33.1%로 남성(27.4%)보다 높았다. 전공별로는 예술 및 인문학에서 무직자 비율이 40.1%로 가장 높았다. 자연과학·수학 및 통계학(37.7%), 사회과학·언론 및 정보학(33.1%) 전공자도 무직자 비율이 높았다. 반면 보건 및 복지(20.9%), 교육(21.7%), 경영·행정 및 법(23.9%) 전공자는 상대적으로 무직자의 비율이 낮았다.
취업자의 절반 가까이는 2000만~6000만 원 수준의 연봉을 받았다. 취업한 응답자 7346명 중 27.6%는 2000만~4000만 원 미만을 받는다고 답했고 19.8%는 4000만~6000만 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1억 원 이상의 고액 연봉자는 14.4%였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직업 없이 학업에 집중하는 전일제(full-time) 코스로 학위를 취득한 경우 처음에는 연봉이 낮은 시간 강사로 취업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의사, 변호사, 교사 등 직업을 가진 상태에서 야간 또는 주말에 수업을 수강하는 시간제(part-time) 코스로 학위를 취득하는 경우는 무직자에 해당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연봉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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