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북촌·광화문'도 '한남·이태원'도 집회인데…외국인관광객 "경찰 없나요"

외국인 관광객 50% 증가

유명 관광지 민원도 늘어

관광경찰대 폐지 후 '인력난'

관광객과 언어 장벽도 골머리

지난해까지 서울에 위치했던 관광경찰대 예전 모습. 연합뉴스




“택시를 타고 광화문 앞을 지나가는데 집회 때문에 통행이 막혀 있었어요. 사람들이 무섭게 소리치고 있는 와중에서 어떻게 돌아가야 할지 몰라 난감했습니다.” (일본인 관광객 유이 씨)

외국인 관광객의 치안과 민원 문제를 도맡던 관광경찰대가 지난해 폐지된 가운데 주요 관광지가 집회·시위로 몸살을 앓으며 관광경찰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프랑스 파리 튈르리 정원처럼 인기 관광지에 무장 경찰이 배치돼 치안 유지와 간단한 외국인 응대를 함께 하는 식과 유사하다. 일선 지구대·파출소에서 외국인 관광객까지 맡기엔 업무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도 관광경찰 전담 조직이 필요한 이유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서울 종로·홍대·강남 등 지역 지구대·파출소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민원이 많아졌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원 내용은 주로 유실물 신고나 계산 실수로 인한 피해 접수, 바가지 요금 관련 사건이 대부분이다. 길 안내나 택시 이용 시 불편사항 같은 사유로 찾아오는 경우도 흔하다.

실제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늘면서 관광불편신고는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3년 1103만 1665명이었던 방한 관광객은 지난해 1636만 9629명으로 약 50% 증가했다. 이와 함께 한국관광공사 관광불편신고센터에 접수된 관광불편사항 건수 역시 2021년 120건에서 2023년 902건으로 크게 뛰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1165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가별로 보면 전체 902건 중 외국인 접수 건수가 89.6%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원래 외국인 관광객 관련 치안 업무는 2013년 출범한 관광경찰대가 맡았다. 외국인 능통자 중심으로 꾸려진 관광경찰대는 택시 무등록 영업과 바가지 요금 등 각종 불법행위를 단속했다. 하지만 경찰 고유의 업무가 아닌 것을 정리하고 현장 치안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조직개편이 진행돼 지난해 관광경찰대는 기동순찰대로 흡수됐다.

기동순찰대가 외국인 관련 범죄 등 일부 관광경찰대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나 경찰 내부에선 역부족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관광객의 바가지 요금 단속·택시 이용 불편 같은 민원의 경우 관광 범죄를 전담으로 맡던 관광경찰대가 해체되면서 기동순찰대가 ‘광역 범죄 예방’ 목적 외 업무를 적극적으로 처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지구대·파출소에서 관광경찰대가 하던 업무를 고스란히 수행한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 종로에 있는 파출소에서 근무 중인 경찰관 A 씨는 “관광경찰대가 없어지고 그쪽 업무가 다 우리한테 오니까 아무래도 힘들다”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들어오면 번역기는 기본이고 손짓·몸짓 다 동원해서 해결해야 한다. 관광경찰대까진 아니더라도 파출소에 담당 인원이 있으면 좋겠다”이라고 토로했다.

언어 장벽으로 경찰과 외국인 관광객 간의 소통이 잘되지 않는다는 점도 골칫거리다. 한 러시아 관광객은 자신의 여권이 든 가방을 잃어버린 후 “파출소에 갔더니 경찰이 번역기로 설명해줘서 대충 알아들을 순 있었는데 완벽히 이해할 순 없었다”며 “영어를 할 수 있는 경찰이 단 한 명도 없어 놀랍고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관광객 대응 전문 인력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박외병 동서대 경찰학과 교수는 “관광경찰대는 다양한 외국어를 구사하는 등 전문성을 발휘해 외국인 관광객의 민원을 해소할 수 있었다”면서 “관광경찰대를 포함해 글로벌 시대에 필요한 치안수요를 대응하기 위해선 결국 경찰청 외사국이 조속히 되살아나야 한다”고 짚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