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로 상륙하는 해병대원들을 공중에서 엄호할 국산 상륙공격헬기(MAH·Marine Attack Helicopter)가 첫 비행에 성공했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첫 시험 비행은 지난해 12월 중순에 이뤄졌다. 2022년 개발에 착수해 2024년 시제 1∼3호기가 제작을 완료해 같은 해 10월부터 지상시험을 거쳐 12월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지난 1월 15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선 국산 해병대 상륙공격헬기(MAH) 시제기의 첫 비행 성공 축하 행사도 열렸다. 이번 초도비행 성공을 계기로 상륙공격헬기의 기술 검증과 안전성 확인을 위한 본격적인 비행시험이 진행된다.
방사청은 초도비행 성공에 따라상륙공격헬기의 기술 검증과 안전성 확인을 위한 본격적인 비행 시험을 이어가고 2026년 하반기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상륙공격헬기는 국산 기동헬기(KUH) ‘수리온’을 토대로 제작된 상륙기동헬기(MUH-1) ‘마린온’에 국산 소형무장헬기(LAH) ‘미르온’에서 입증된 항전 및 무장 체계를 적용한 기종이다. 상륙공격헬기는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이 적지를 강습할 때 엄호를 맡게 되며, 지상 부대의 요청이 있을 때 화력 지원 임무 등을 맡는다.
방사청 관계자는 “상륙공격헬기 사업을 통해 해병대 항공화력지원 능력 보강은 물론 서북 5도 지역에서 적의 기습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병대는 기존 상륙기동헬기과 함께 한국형 상륙공격헬기(MAH) 도입을 통해 해병대 항공단의 완벽한 전력 구축과 함께 수륙양용 전력에 공중기동 역량까지 구비해 입체적인 상륙작전 수행력을 갖춘 국가전략 ‘공지기동’(空地機動) 부대로서의 위상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병대는 2026년 하반기 체계개발 종료 후 전력화를 통해 24대를 도입할 계획해 상륙공격헬기 1개 비행대대 신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병대 상륙작전은 게임체이저와 같은 임무 수행으로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당장 제2차 세계대전 중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연합군은 유럽을 탈환했고, 6·25 전쟁 때도 인천 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전장의 판세를 뒤집었다. 이처럼 바다에서 적지로 병력을 침투시켜 적의 허리를 끊는 전술인 상륙작전의 핵심은 해병대다.
이를 위해 적지에 투입되는 해병대 병력(상륙군)과 상륙돌격장갑차, K9 자주포 등과 함께 해병대 상륙기동헬기(MUH) 및 상륙공격헬기(MAH)는 핵심 전력으로 분류된다. 특히 해병대 공중전력은 수륙양용 전력에 공중기동 역량을 갖추게 함으로써 입체적인 상륙작전 수행으로 더욱 효과적인 작전수행이 가능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가장 핵심 공중전력이 될 ‘마린온 무장형’이라 할 수 있는 상륙공격헬기 위력은 얼마나 될까.
수리온 기반 국산 상륙기동헬기 MUH-1 마린온에서 파생된 상륙공격헬기(MAH)는 국산 소형무장헬기(LAH)의 무장기술을 접목해 제작했다. 탑재되는 장비나 무장을 제외하면 제원 등 큰 뼈대는 수리온과 동일한 셈이다. 합참 및 군에서 요구하는 기동성, 화력 및 생존성 등 제반 요구성능을 충족하도록 설계됐다.
무엇보다 상륙공격헬기는 국산 헬기 최초로 공중전에 대비하기 위해 공대공 유도탄이 장착된다. 20㎜ 터렛형 기관총과 2.75인치 유도·무유도 로켓탄 등의 무장도 탑재될 예정이다. 또 표적획득지시장비(TADS) 탑재를 통해 다수의 표적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 국산 천검 공대지 미사일을 탑재해 8㎞ 거리에서 공격도 가능해진다. AH-64, AH-1과 동일한 수준이다.
방호 개념도 도입된다. 동체와 엔진, 조종석, 블레이드 및 각 계통에 12.7㎜탄에 대한 방호설계가 적용된다 조종사 및 사수의 안전을 위해 방호능력도 추가될 예정이다. 방호능력 피격 시 추락하지 않고 임무를 지속 수행하도록 적용되는 설계기법이다.
아울러 상륙공격헬기(MAH)는 해상 및 함상에서의 운용이 쉽도록 특화됐다. 이를 위해 해양 작전 환경에서의 운용을 고려해 기체 방염 등 부식 방지 기술도 적용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해병대 상륙공격헬기에는 최신 항전 및 무장체계가 적용되고 공대공 유도탄·공대지 미사일 등 무장도 장착한다”며 “상륙공격헬기의 도입을 통해 상륙군의 항공화력 지원능력을 보강하고 적 기습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상륙공격헬기 대표격은 미 해병대가 운용 중인 AH-1Z ‘바이퍼’다. 지상에서 운용되는 아파치 계열 공격헬기와 달리 AH-1Z 공격헬기는 해병대용으로 해상에서 주로 작전을 펼쳐 미 육군의 아파치 공격헬기와 분명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미 해병대는 최초에 AH-1W 슈퍼 코브라 공격헬기를 대체하기 위해 아파치 공격헬기를 개조해 해병대용으로 사용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이 필요해 좌절되고, 결국 기존 슈퍼 코브라 공격헬기를 기반으로 신형 공격헬기를 만들게 된다.
해상작전에서 가장 큰 복병은 해수와 염분이다. 상륙공격헬기는 헬기 동체에 해수에 견딜 수 있는 방수 및 피막처리가 필요하고, 엔진이나 전자장비도 염분을 이겨내기 위해 해상화 작업도 함께 해야 한다. 안전을 위해 쌍발엔진도 장착해야 하는 까닭에 제작 과정도 어렵고 생산 비용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이에 미 해병대는 미 육군의 코브라와는 완전히 다른 독자적인 상륙공격헬기 개발에 나섰다.
AH-1Z 공격헬기는 4매짜리 신형 회전 날개와 개량형 엔진을 장착했고, 각종 신형 항공전자장비와 센서도 적용했다. 슈퍼 코브라에 비해 항속거리는 3배, 탑재중량은 2배 가까이 늘었다. 무장장착능력은 비약적으로 발전해 16발의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도 장착하는 것이 가능하다.
여기에 AAQ-30 호크아이 목표조준장치를 장착해 현존하는 공격헬기들의 조준장치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3세대 열영상 장비가 적용돼 다른 경쟁 공격헬기들보다 훨씬 더 먼 거리에서 교전이 가능해 생존성이 높아진 것은 물론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을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
또 높은 해상도로 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아식별문제와 오폭 등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게다가 특이하게도 조종석과 사수석이 동일한 계기판을 사용해 효율적인 무장운용을 위해 게임기에 많이 쓰이는 컨트롤러가 적용됐다. 현재 미 해병대는 110여 대를 주문했고 70여 대가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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