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집단 휴학한 의대생들이 복귀할 경우 2026년도 의대 모집 규모를 증원 이전으로 되돌리기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대통령실이 이를 두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협의 후 가진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의대의 교육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보고, 의과대학학장협의회의 건의 내용이 현실적으로 타당하다고 판단한다”며 정부를 향해 3058명안을 적극 수용하라고 밝혔다.
당정이 사실상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 수준인 3058명으로 되돌리는 안에 대한 의견 조율을 마친 셈이다. 교육부는 이날 의대생 복귀를 전제로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3058명으로 동결해달라는 의대 측의 요구에 ‘존중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의대 측은 ‘학생들이 3월 안에 미복귀할 경우 내년 모집 인원은 5058명으로 못 박겠다’는 합의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런 결정이 나오기까지 최 권한대행과 대통령실 측은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권한대행을 비롯한 정부 주요 인사는 전날 비공개 회동을 갖고 내년도 의대 모집 규모 문제에 대해 막판 논의했다. 회동에는 이 부총리 겸 장관, 조규홍 복지부 장관,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 등이 자리했다.
이 회동에서 장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 심판 선고 이후에 결정하자”는 의견을 냈다. 조 장관도 장 수석의 뜻에 동조하며 증원 철회 방침에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 권한대행은 문제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주무 장관인 이 부총리 겸 장관 의견을 존중하는 게 맞다”며 장 수석과 조 장관의 요구를 거절한 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서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의대 정원 문제가 국민들의 관심도가 높을 뿐 아니라 의료 개혁의 핵심”이라며 아쉬움을 드러했다. 2000명 증원은 각종 정치적 불이익을 뚫고 관철시킨 현 정권의 대표적 개혁 정책인 만큼 대통령실은 정책이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에 부담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를 두고 최 권한대행과 대통령실 사이에 흐르던 불편한 기류가 다시 발현된 것이란 말도 나온다. 지난해 말일 최 권한대행이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후보자 2인을 임명을 임명하자 대통령실 측은 “민감한 정치적 가치 판단을 너무나 일방적으로 내림으로써 정치적 갈등을 오히려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후 정진석 비서실장은 사의를 표명했지만 최 권한대행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갈등이 봉합됐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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