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좀비마약 펜타닐' 新아편전쟁 우려 나오는 까닭은 [글로벌 왓]

펜타닐로 인한 美경제적 손실 연간 1.5조 전망

추가 관세에 中"펜타닐 빌미로 위협 말라" 반발

기술 규제 완화 등 외교적 협상 카드 가능성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키드로우 지역에서 한 펜타닐 중독자가 길거리 난간에 기대어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일명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이 마약 문제를 넘어 글로벌 무역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연일 관세 폭탄을 투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역 정책 기저에는 중국에서 들어오는 펜타닐에 대한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더 나아가 중국이 마약 단속을 빌미로 미국에 기술 규제 완화 등을 요구할 가능성도 흘러나오면서 ‘신(新) 아편전쟁’의 서막이 오르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펜타닐은 모르핀보다 100배 이상 강한 마약성 진통제다. 원래는 말기 암 환자에게 사용됐지만 현재는 싼 값에 구할 수 있는 마약이 됐다. 미국은 펜타닐을 합성하는데 필요한 '전구체'를 중국 화학기업들이 생산해 멕시코 카르텔을 거쳐 미국으로 반입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관세국에 따르면 지난해 압수한 펜타닐 중 97.7%가 멕시코 국경에서 적발됐으며 이를 제조하기 위한 전구체의 80% 이상이 중국에서 유입됐다.

미국의 마약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펜타닐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밀수입 단속을 강화하고 있음에도 연간 관련 사망자가 7만 3000명에 달하는 등 사회·경제적 손실이 커지고 있어서다. 미국의 펜타닐 사망자는 2023년 7만 3000명으로 지난 10년간 13배 이상 급등했다. 18~49세 인구의 사망 원인 중 1위라는 보고도 나와 있다. 미국 의회 합동경제위원회는 2020년 기준 펜타닐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1조 5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캐나다·멕시코·중국을 상대로 시작한 전쟁은 또 다른 전쟁, 즉 마약에 대한 격렬한 비난으로 얽혀 있다"며 "특히 트럼프의 가장 선동적인 주장은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작 중국은 마약 단속을 위해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했다는 입장이다. 중국 외교부 린젠 대변인은 이달 초 중국에 10% 추가 관세가 부과된 직후 "트럼프 행정부가 펜타닐 문제를 구실로 중국을 위협하고 있다"며 "미국이 무역 및 경제 문제를 정치화하고 무기화하고, 펜타닐을 구실로 관세를 인상하고 정상적인 무역, 투자 및 경제 협력을 완전히 차단하려는 것은 미국의 경제적 이익과 국제적 신뢰성을 해치는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문제는 펜타닐을 놓고 벌이는 미중간 갈등이 쉽게 봉합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 패권을 놓고 글로벌 경쟁이 격화한 상황에서 중국이 펜타닐 사태를 외교적 협상 카드로 꺼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진규 국제금융센터 부연구위원은 "미국의 마약 위기가 지속될 경우 중국이 (마약 단속 강화 등을) 빌미로 기술 규제 완화 등을 요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며 "중국이 미국의 위기를 이용해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할 소지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제까지 공중보건·외교 문제였던 펜타닐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경제 무역 이슈로 확장하며 '21세기 아편전쟁'까지 언급되는 배경이다.

2019년 중국의 펜타닐 전구체 최대 제조사를 잠입 취재했던 미국의 탐사전문기자 벤 웨스트호프 역시 "중국은 펜타닐 등 불법 약물을 경제의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과 수출을 억제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