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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형처럼 태극마크 달고 싶어요” 혈액암 이겨낸 축구 꿈나무

수원FC 유소년팀 강민재군

투병 중 손흥민 손편지로 위안

"국가대표 돼 보답하고 싶다"

혈액암을 이겨내고 올해 리그 첫 경기를 치르는 강민재 군. 사진 제공=서울성모병원




"손흥민 선수가 '힘든 치료를 이겨낸 것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라'고 직접 손 편지도 보내주셔서 큰 힘이 됐어요. "

유년시절 찾아온 혈액암을 이겨내고 올해 리그 첫 경기를 치르는 축구 꿈나무가 있다. 마장중학교 3학년 강민재(15) 군이다.

7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강 군은 힘겨운 투병 생활과 소아암 치료를 마치고 3월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주전선수로는 처음으로 경기에 참여한다.

강 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인 2020년 취미로 시작한 축구에 재능을 보였다. 5학년이 되던 2021년 2월 수원FC 유소년팀에 입단했고 공격수로 활약했다. 그런데 그해 6월 어느날 어머니가 강 군의 목에서 작은 혹을 발견했다. 집 근처 병원에서 림프샘이 부었다는 말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갑자기 호흡곤란이 나타나 급히 서울성모병원을 찾았다. 그 때 혈액암 중 하나인 ‘T-세포 림프모구성 림프종’이란 청척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생각지도 못한 진단과 함께 투병생활이 시작됐다. 아픈 몸을 치료하기 위한 항암 치료 과정에서 강 군을 가장 힘들게 한건 앞으로 축구를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었다. 강 군은 머리를 다 밀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도 축구 전지훈련 중인 친구들을 생각하며 매일 울었다고 한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한 강민재 군. 사진 제공=서울성모병원




그라운드로 돌아오겠다는 일념으로 힘든 치료를 버텨낸 강 군은 항암 치료 중이던 2023년 1월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치료 중 근육이 다 빠져 걷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라운드에서 버틸 수 있었던 시간은 고작 5분이었다. 이후에는 벤치를 지켜야 했다.

친구들이 뛰는 것을 묵묵히 지켜보기만 해야 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위축됐던 강 군을 일으켜 세운 건 '대한민국 캡틴' 손흥민의 편지였다. '힘든 치료를 이겨낸 것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꿈이 이뤄질 것'이란 손편지는 지난한 치료 과정에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구단 측은 “낫기만 하면 언제든 돌아오라”며 강 군을 격려했다.

강 군은 꾸준한 치료 끝에 2023년 7월 치료 종결 판정을 받았고, 이후 재활과 각종 검사 등을 통해 몸을 회복하며 축구 선수로서의 기량을 서서히 찾았다. 마침내 정식 경기에도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축구경기 중인 강민재 군. 사진 제공=서울성모병원


강 군의 주치의인 이재욱 서울성모병원 소아혈액종양센터장(소아청소년과 교수)은 "힘든 항암 치료를 잘 마치고 다시 좋아하는 운동을 해서 기쁘다"며 "앞으로도 원하는 축구를 건강하게 잘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복귀전을 앞둔 강 군은 "열심히 노력해 꿈에 그리던 국가대표가 돼서 제가 아팠을 때 도와주셨던 모든 분께 꼭 보답해 드리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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