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위 완성차 기업 닛산자동차의 우치다 마코토 사장이 실적 부진과 혼다와의 경영 통합 무산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달 말에 퇴임한다.
11일 NHK·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닛산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우치다 사장 교체를 결정했다. 우치다 사장과 함께 생산 부문을 이끌던 사카모토 히데유키 부사장, 국내 및 동남아시아 담당을 맡은 호시노 아사코 부사장 등 고위 임원도 3월 말 함께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신임 사장에는 닛산의 상품 기획을 이끌던 이반 에스피노사가 임명됐다. 에스피노사는 멕시코 출신으로 2003년 멕시코 닛산자동차에 입사했다. 2018년부터는 글로벌 상품 기획 부문을 주도하고 있다.
우치다 사장은 2019년 말부터 약 5년 2개월간 닛산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급변하고 실적 악화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대표 해임이 단행된 것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닛산은 3월 말 종료되는 이번 회계연도에 800억 엔(약 78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앞서 9개월 전 3800억 엔 순이익을 전망했던 것과 큰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특히 혼다와의 경영 통합 논의가 무산된 것 역시 교체의 사유로 꼽힌다. 닛산과 혼다는 지난해 12월부터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되는 방향으로 경영을 통합하는 방안을 협의해왔다. 하지만 닛산의 구조조정 계획과 통합 체제를 둘러싼 이견이 발생하면서 지난달 합병은 무산됐다. 닛케이는 “이사회가 실적 침체에 대한 경영 책임이 크고 사장 교체가 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새 경영진이 실적 회복과 함께 혼다와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닛케이는 “경영 체제를 쇄신해 재정비를 도모한다”며 “혼다와 경영 통합 협의가 깨졌지만 재협의 타진을 검토한다”고 전했다. NHK는 “새로운 경영진이 이른 시기에 실적 개선을 이뤄내고 새로운 전략을 어떻게 내세워 나갈지 어려운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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