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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주 대한파크골프협회장 "회원들 파크골프 마음껏 즐기도록, 제대로 판 깔아주겠다"

[이사람]

공원서 채 하나로만 즐기는 골프

회원수 5년전 4.5만서 작년 18만

전국 400곳, 골프장 인프라 확장

시니어 건강 증진·친목 도모 역할

저소득층 후원 성금 등 봉사는 덤

깜깜이 운영 접고 '투명·공정' 공약

지역협회장들 꺾고 4대 회장 당선

인수위 꾸려 장점 계승·단점 보완

29년까지 임기…회원에 헌신 다짐

홍석주 대한파크골프협회장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시니어의 마음을 사로잡은 운동 종목이 있다. 바로 파크골프다. 1983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시작돼 2000년 국내에 보급된 파크골프는 말 그대로 공원(park)에서 채 하나로 즐기는 골프를 뜻한다. 감염 걱정에 실내 모임이 어렵고 마스크도 벗지 못했던 때, 탁 트인 잔디밭에 모여 맘껏 걷고 대화 나누며 교류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운동이 있을까.

파크골프의 인기는 수치로 증명된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2020년 말 4만 5000여 명이던 회원 수는 지난해 말 18만 명을 넘어섰다.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이들까지 포함하면 조만간 ‘파크골프 인구 100만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각종 인프라도 두터워지고 있다. 전국의 파크골프장은 400곳을 넘겼다. 지역마다 경쟁적으로 대회를 열면서 우승자에게 수천만 원의 상금을 주는 곳까지 등장했다. 구장을 조성하기 힘든 대도시에는 스크린 파크골프장이 들어서고 연예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구단이 결성되는 한편 TV에서는 파크골프를 다룬 예능 프로그램까지 전파를 타기 시작했다.

이러한 열풍의 중심에는 사단법인 대한파크골프협회가 있다. 협회는 2016년 창립 이래 현재까지 국내 최대 규모의 파크골프 단체라는 위상을 유지하며 파크골프를 통한 국민 건강 진흥에 앞장서 왔다. 협회는 최근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다. 홍석주(76) 제4대 대한파크골프협회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4파전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뒤 올 1월부터 4년 임기의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홍 회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처음 출마를 결심할 때부터 변화와 혁신을 전면에 내걸고 회원들을 만났다”며 “특히 ‘회원에 의한, 회원을 위한’ 협회를 만들어보고자 한 것이 회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홍 회장이 파크골프를 처음 만난 건 2016년께다. 포장용 박스 등을 제조하는 정화ENP의 대표인 그는 업무상 시작한 골프에 매료돼 수준급 실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런 그에게 한 지인이 “건강에 좋다”며 파크골프를 권한 것이다. 처음에는 골프에 비해 다소 싱겁다고 생각했던 그였지만 지인들과 어울리다 보니 이내 파크골프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배우기 쉽고, 구장까지 가는 길이 멀지 않은 데다, 혼자 구장에 나가더라도 팀을 꾸리기가 어렵지 않으니 파크골프를 즐기는 시간이 점차 늘어났다.

파크골프 동호인들은 대개 시군구 협회 산하의 클럽 중심으로 모이는 편이다. 홍 회장도 대구북구파크골프협회의 ‘파사모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운동을 즐기다 보니 좋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건강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가슴 따뜻해지는 순간이 늘었다고 한다. 그럴수록 가족 같은 따뜻함을 준 회원들과 함께 봉사하고 싶은 마음도 커졌다. 지역 저소득층에게 정기적으로 성금과 후원 물품을 전달한 것도 이때부터다. “파크골프에 입문한 뒤 점점 열정과 사랑이 깊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단순히 경기를 즐기는 것을 넘어 이 스포츠를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발전시키는 데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이 커지더라고요.”

홍 회장의 파크골프 사랑이 커질수록 그를 찾는 곳도 점차 늘어갔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는 대구시파크골프협회 부회장을 맡았다. 2021년부터는 3년간 대한파크골프협회 이사를 지냈다. 그가 처음 파크골프와 연을 맺은 곳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북구파크골프협회에서도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회장직을 맡았다. 당시 열악한 휴게 공간과 교육장 등을 보며 홍 회장은 사재를 들여 시설 개선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제1회 대통령기 전국파크골프대회’의 대구 유치는 전국 파크골프 동호인에게 홍 회장의 존재를 각인시킨 계기였다. 2023년 파크골프의 위상이 더욱 높아진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대통령기 전국파크골프대회를 열기로 의견이 모였다. 대회 개최 시기는 2024년 3월. 이에 대회 개최 몇 달 전부터 ‘대통령기 초대 대회 개최지’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한 지역들의 경쟁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개최지 후보에는 당연히 대구도 있었다. 대구는 주요 전국대회마다 우승자를 배출할 만큼 ‘파크골프의 메카’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전국 규모 대회를 치를 수 있는 인증 구장도 보유했다. 하지만 예산이 발목을 잡았다. 홍 회장은 2023년 12월경 행사장에서 만난 대구협회장으로부터 “자금 사정 등으로 대통령기 대회 개최가 어려울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그는 대구협회장에게 “예산 문제는 너무 걱정 말자. 파크골프의 메카라는 자부심으로 유치에 도전하자”고 건의하며 대회 유치를 독려했다.

첫 대통령기 대회를 꼭 대구에 유치하고 싶었던 홍 회장은 ‘제1회 대통령기 전국파크골프대회 성공추진위원회’의 총괄운영본부장을 맡아 사방팔방으로 뛰었다. 지역 동호인들을 만나며 대회 개최 의지를 모아나갔다. 전략도 세웠다. 경쟁 지역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넉넉한 예산 지원을 약속받은 점을 부각한 것과 달리 홍 회장은 ‘회원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대회 비용을 충당하겠다’는 점을 내세웠다.



개최지 선정의 열쇠를 쥔 대한파크골프협회 이사진 앞에서 홍 회장은 회원들의 ‘십시일반’ 노력을 강조하며 대구 동호인들의 파크골프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알리는 데 힘썼다. 결과는 대구 개최 확정이었다. 홍 회장은 “노력을 거듭한 결과 큰 결실을 얻었다”며 “제1회 대통령기 대회는 모두가 아시는 것처럼 성공적으로 치렀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홍 회장의 시야도 전국으로 넓어졌다. 그는 “파크골프를 통해 즐거워하는 회원들의 모습에 보람을 느꼈다”며 “기왕이면 전국의 동호인을 위해 봉사하자는 마음을 먹고 뜻을 함께하는 이들과 의논한 뒤 대한파크골프협회장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선거는 쉽지 않았다. 후보로 나선 4명 중 홍 회장을 제외한 3명은 모두 직전까지 광역자치단체 협회의 회장을 지냈다. 그만큼 이름을 많이 알렸고 유명세도 있었다. 홍 회장이 믿을 것은 회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공약뿐이었다. 홍 회장은 공약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협회 운영’을 앞세웠다. 특히 극소수 임원에 의해 운영되는 체계를 탈피하고 고르게 인재를 등용하며 회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파크골프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교육 및 제도 개선과 회원 중심 인프라 구축에도 앞장서겠다고 홍보했다. 진심이 통했을까. 지난해 12월 20일 진행된 선거인단 투표에서 홍 회장은 2위와 21표의 큰 격차로 당선됐다. “체계적이고 조직적·합리적인 운영 체계를 갖추고 더욱 선진화된 협회를 위해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발굴, 활용하겠다는 공약들이 회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습니다.”

홍석주 회장이 제4대 대한파크골프협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뒤 두 팔을 벌려 인사하고 있다. 어깨동무파크골프 DB


홍 회장은 선거 직후 이례적으로 인수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는 “협회가 그동안 벌였던 정책을 살펴보며 새로운 대한파크골프협회 만들기를 위해 인수위원회를 꾸렸다”며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넘어가기보다는 향후 책임 있는 협회 운영을 위해 장점은 계승하고 단점은 보완하는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 회장은 첫 6개월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다. 성공적인 협회 운영을 위해서는 많은 이들의 의견을 듣고 기초를 다지는 작업이 이 기간에 이뤄져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특정인이나 특정 세력에 의해 협회가 휘둘리는 것은 꼭 막겠다는 게 홍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대한파크골프협회의 임원들은 회원을 위한 봉사자인 만큼 봉사를 빌미로 절대 사익을 추구하면 안 된다”며 “좌나 우로 치우침이 없는 공정한 협회 운영이 제 목표”라고 강조했다.

홍 회장의 임기는 2029년 1월까지다. 임기가 끝날 즈음 그는 파크골프 동호인에게 어떤 인물로 기억될까. “기왕이면 ‘변화를 이끈 사람’이나 ‘파크골프 발전을 위해 헌신한 리더’로 기억됐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파크골프가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스포츠로 자리 잡는 데 기여한 인물로 남고 싶습니다.” 홍 회장의 다짐이다.

He is…

△1949년 대구 군위 △안동과학대 시스템경영정보과 △2012년 8월~현재 정화ENP(주) 대표이사 △2019~2021년 대구광역시파크골프협회 부회장 △ 2021~2024년 대한파크골프협회 이사 △ 2022~2024년 대구광역시 북구파크골프협회장 △2024년 ‘제1회 대통령기 전국파크골프대회 성공추진위원회’ 총괄운영본부장 △2025년 대한파크골프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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