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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EU, 4월부터 40조원 상당 美상품에 보복관세 부과

12일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보복 조치

블룸버그 "1기 때 무역전쟁과 비슷한 양상"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본부.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대응해 260억 유로(약 41조 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해 각각 25% 관세 부과를 시작한지 몇시간 만에 나온 조치로 양 국간 무역 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13일 성명을 통해 "신속하고 비례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며 미국의 조치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U 역시 미국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 품목을 이미 준비한 상태다. 미국 내 정치적으로 중요한 지역의 제품을 타겟으로 삼아, 미국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준다는 전략이다.

EU는 미국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즉시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미국이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경우 추가 조치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유럽 철강과 알루미늄 업계를 지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유럽 철강 업계는 미국 시장으로 향했던 철강이 유럽으로 몰릴 경우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유럽철강협회(Eurofer)는 "아시아, 북아프리카, 중동에서 유럽으로 유입되는 저가 철강이 이미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데, 미국으로 가던 물량까지 유럽으로 오면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미국이 부과한 철강 관세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 배제된 철강 3분의 2가 EU로 유입됐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유럽 철강업체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알루미늄 업계도 대규모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캐나다산 알루미늄이 미국 시장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 유럽으로 대량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50%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이번 관세는 2018년 1기 행정부 때보다 4배 이상 강력한 조치다. 당시 미국은 EU의 철강·알루미늄 수출 70억 달러 어치에 관세를 부과했지만, 이번에는 그 규모가 280억 달러로 대폭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의 부가가치세(VAT) 등 무역 장벽도 문제 삼으며, 4월 초부터는 유럽산 자동차 등 특정 품목에 대한 보복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계획도 밝혔다.

이번 관세 부과를 앞두고 EU 통상담당인 마로스 무역대표부 장관은 지난달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워싱턴에서 만나 해결책을 모색했지만 실패했다. EU는 산업용 제품(자동차 포함) 관세 인하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및 방산물자 수입 확대를 제안하며 미국 측과 협상을 시도했지만, 미국이 합의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이번 무역 갈등이 2018년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와 유사한 전개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짚었다. 당시 미국은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하며 EU를 압박했고, 이에 맞서 EU는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리바이스 청바지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1년, 양측은 일시적인 무역 휴전에 합의하며 일부 관세를 철회했고,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수입 할당량 방식의 타협안이 도입됐다. 이에 따라 EU도 보복 관세를 유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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