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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우크라 '휴전 합의'에도…푸틴, 드론·미사일 폭격 '마이웨이'

점령 영토 유지, 유럽군 주둔 반대 등 고수

러 "우리 입장은 우리가 결정"…선 그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30일 휴전’을 추진하기로 전격 합의한 가운데 최종 협상자인 러시아가 전쟁을 당장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종전 합의의 공을 넘겨 받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막판까지 영토 확장에 신경 쓰며 협상력을 높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공군은 밤사이 러시아군이 미사일 3발과 공격용 드론 133기를 우크라이나에 발사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드론 133기 가운데 98기를 격추했다. 미사일과 드론 일부가 민간인 지역에 떨어지면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오데사에서만 4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올렉시 쿨레바 우크라이나 인프라·지역 담당 부총리는 항구에서 알제리로 수출할 곡물을 선적하던 화물선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으면서 시리아인 4명이 숨지고 또 다른 2명이 다쳤다고 알렸다. 우크라이나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의 도시이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향인 크리비리흐에도 미사일이 떨어져 47세 여성이 사망했다.

쿨레바 부총리는 “세계 식량 안보를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항구를 러시아가 공격했다”고 비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당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11일 미국과 우크라이나 고위급 관료들이 합의한 휴전 추진안에 러시아가 소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면서 어깃장을 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유럽 평화유지군의 우크라이나 주둔 금지, 점령한 영토의 계속 유지, 젤렌스키 대통령 교체 등을 선결 조건으로 내세울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고위급 관료들은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장장 9시간에 걸친 회담을 갖고 30일 휴전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은 성명에서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제안한 즉각적인 30일간의 임시 휴전을 수락할 준비가 됐고 이는 당사자들의 상호 합의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며 “러시아의 수락과 이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상호주의가 평화 달성의 열쇠라는 점에 대해 러시아와 소통할 것”이라며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보 공유 중단 조치를 즉시 해제하고 안보(무기) 지원을 재개한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우크라이나의 장기적 안보를 보장하고 광물자원을 공동으로 개발한다는 내용의 양국 정상 간 포괄적 협정도 가능한 한 빨리 체결하기로 했다.

성명 발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탱고는 둘이 춰야 한다”며 “푸틴 대통령도 동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러시아 당국자가 11일이나 12일에 만날 것”이라며 “이번 주 푸틴 대통령과 통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러시아의 입장은 합의나 당사자의 노력으로 해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 내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제시한 휴전안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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