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3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겨냥해 “헛꿈은 버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 권한대행이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에 대한 질문에 “현재로선(For now)”라고 답한 것을 두고 미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지혜 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최상목 권한대행은 ‘대행’을 하다 ‘대권’으로 갈 수 있다는 헛꿈은 버리라”며 "현재로선(For now)"이라는 WSJ인터뷰 발언을 언급했다. 이 부대변인은 “최 권한대행이 대통령 놀이에 들뜬 모습을 보이더니 이제 헛꿈마저 꾸고 있는 것 같다”며 “내란의 충격으로 나라가 혼란한 와중에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자마자 SNS의 프로필 사진과 이력부터 바꾼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면서 “애초에 권한대행이 외신 단독 인터뷰를 하는 것 자체가 유례없는 일이라고 한다”며 “말로는 경제를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남몰래 대선 주자의 꿈을 꾸고 있냐”고 따져 물었다.
이 부대변인은 또 “최 권한대행의 연이은 거부권 행사도 예사롭게 보이질 않는다”며 “윤 대통령이 2년 반 동안 거부권을 25번을 남발한 반면 최상목 대행은 몇 달 사이 7번이나 거부권을 남발했다”고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란수괴의 권한 대행 노릇을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제2의 윤석열을 꿈꾸고 있었다니 어처구니없다”며 “권한대행은 윤석열의 후계자 테스트 자리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윤석열의 ‘대행’을 하다 ‘대권’으로 갈 수 있다는 헛꿈은 버리라”며 “그런다고 윤석열의 ‘정치적 유산’을 이어받을 수 있을 것 같냐”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최 권한대행이 나라와 국민 대신 자신의 정치적 미래만 생각하고 있다면, 국민께서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라도 대통령 놀이를 멈추고 대통령 권한대행의 직분에 충실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공개된 WSJ인터뷰에서 최 권한대행은 “한국과 미국이 무역 및 경제 분야에서 보다 균형 잡힌 상호이익 관계를 추구할 수 있고, 이는 한미동맹을 격상시킬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와 소통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한국이 미국의 조선업 부활을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아울러 최 권한대행은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 미국산 제품 구매 약속을 초과 달성했음을 강조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WSJ는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의 탄핵안을 인용할 경우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며 최 권한대행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와 관련해 이것이 공직에서 마지막 역할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모든 것이 시간과의 싸움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대선 출마 계획이 있냐는 WSJ의 질문에 “현재(For now)로선 내 임무를 다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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