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를 맞은 극장가에서 짧고 굵게 서스펜스와 감동을 선사하는 90분짜리 ‘숏 무비’들이 잇달아 관객들과 만난다. 영화의 러닝타임은 보통 120분이지만 최근 숏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익숙해진 관객들을 겨냥해 ‘짧은 영화’를 개봉하는 실험을 하는 것이다. ‘미키 17’이 여전히 극장가를 점령하고 있고 다음 달 말에는 마동석 주연의 대작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의 개봉이 예정돼 비수기인 3~4월 초 틈새 시장을 노리는 측면도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NEW 등 주요 배급사가 ‘숏 무비’들을 개봉한다. 다큐멘터리 등 독립 영화가 아닌 주요 배급사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롯데엔터는 강하늘 주연의 91분짜리 영화 ‘스트리밍’을 21일 개봉한다. 이 작품은 구독자 수 1위의 범죄 채널 스트리머 우상(강하늘 분)이 풀리지 않던 연쇄살인 사건의 단서를 발견하고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며 벌어지는 스릴러물이다. 편집 없이 라이브로 흘러가는 연쇄살인범 추적 과정이 원테이크로 촬영돼 관객에게 실제 상황을 보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는 97분짜리 러브 스릴러물 ‘컴패니언’을 19일 선보인다. 영화는 아이리스(소피 대처 분)와 조시(잭 퀘이드 분)가 친구들과 호숫가 호화로운 별장으로 휴가를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별장에 도착한 이들은 충격적인 사건을 맞닥뜨리게 되고 이어지는 반전들은 관객들을 극강의 공포로 몰아 넣는다. 커플을 내세운 독특한 러브 스릴러물인 이 작품은 1월 미국 개봉 당시 3일 만에 제작비 1000억 달러(약 145억 원)를 회수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NEW는 90분짜리 애니메이션 ‘미스터 로봇’을 다음 달 4일 개봉한다. 로봇이 되어버린 남자와 가족을 잃은 소녀가 서로에게 특별한 관계가 되어가는 가슴 뭉클한 서사를 액션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에 담아냈다. 지난해 개봉해 인기를 끌었던 유니버설 픽쳐스의 ‘와일드 로봇’에 견줄만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혁신적인 기술로 국내외 다양한 3D 장편 작품들에 참여한 302플래닛이 공동 제작을 맡는 등 애니메이션계 최고 실력파 제작진이 대거 참여했다. 최신 ‘언리얼 엔진’ 기법을 활용해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비주얼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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