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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싫어서 안가요" 올해 美여행업계 93조 원 적자 전망

2월 해외 방문객 전년比 2.4% 줄어

무역전쟁 격화된 중국발 11% 감소

영토 야욕 반감에 캐나다 여행객도 급감

지난 13일(현지 시간) 관세 정책에 반대하는 캐나다인들의 시위가 벌어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가면을 쓴 한 방문객이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여행 업계가 올해 640억 달러(약 93조 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차별 관세 폭격과 노골적인 영토 야욕에 세계 각 국의 반감이 커진 탓으로 분석된다.

16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여행조사기관 투어리즘 이코노믹스를 인용해 올해 미국으로의 국제 여행이 5% 감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기관은 당초 올해 미국 여행이 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반영해 추정치를 수정했다.

미국 국제무역청(ITA)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하는 해외 방문객 수는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2.4% 감소했다. 아프리카(-9%), 아시아(-7%) 중앙아메리카(-6%) 지역의 감소폭이 가장 컸으며 미국과 관세전쟁이 격화된 중국발 여행객은 11%나 줄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미국 방문객 수는 크게 급감한 바 있다. 투어리즘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도 관광 둔화로 인한 미국의 미실현 수익은 약 200억 달러에 달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의 여행 금지와 관세, 이민 정책과 관련한 강경 발언에 멕시코와 중국, 중동 관광객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국 여행객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캐나다 여행객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고 싶다"며 영토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캐나다인들의 반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해 쥐르탱 트뤼도 캐나다 전 총리는 "미국에서 휴가를 보내지 말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 결과 캐나다에서 육로를 통해 미국에 방문한 수는 지난달 전월 대비 23% 감소했으며, 비행기를 통한 미국 방문은 13% 줄었다. CNBC에 따르면 에어캐나다도 이달부터 플로리다와 애리조나, 네바다 등 미국 도시로 운항하는 항공편 수를 줄일 전망이다. 투어리즘 이코노믹스는 올해 캐나다에서 미국으로의 여행이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로 인해 33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미국을 방문한 해외 여행객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던 서유럽에서의 여행도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맞서 보복 관세를 부과하자 EU산 주류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투어리즘 이코노믹스는 "유럽에 대한 관세와 트럼프 행정부의 러시아 밀착 행보도 (유럽인들의 미국 관광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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