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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지연에 다급해진 野…이재명 "현행범 최상목 몸조심하길"

■민주당 '30번째 탄핵안' 속도

헌재 변화 조짐에 압박수위 높여

李 항소심 선고 맞물려 내부 긴장

崔 탄핵 통과시켜도 실익 미지수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게 되면서 장외 활동을 재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국회의원 도보행진에 동참해 여의도 국회에서 광화문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판을 바꿔야 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 카드를 빼든 19일 더불어민주당 내부는 시종일관 긴장과 위기감이 팽배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기일을 지정하지 않고 역대 대통령 탄핵 심판 중 최장기간 심리를 이어가자 변고가 발생한 것이 분명하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카드는 이 같은 당 내부와 지지층의 불안감을 다잡고 헌재 압박을 위한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컸다는 분석이다.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해 판을 흔들어야 헌재 선고도 빨라지고 윤 대통령 탄핵 소추도 인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설명도 나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가 발언을 통해 “지금 이 순간부터 (최 권한대행은) 직무 유기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기 때문에 몸조심하기를 바란다”며 탄핵을 공식화했다. 회의에 참석한 지도부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 권한대행의 위치를 묻고 정부서울청사 방향으로 눈길을 돌려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고 한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발언이었다는 게 지도부의 설명이다. 현 정부 들어 30번째 탄핵인 데다 탄핵소추안마다 줄기각이 나오면서 여론의 역풍을 우려해 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압박은 그동안 원내 지도부의 몫이었다.



이날 이 대표의 몸조심 발언에 대해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를 너무 천박하게 만들고 있다”며 “지금까지 29차례 탄핵에 나섰는데 30번을 채우면 국민이 분명히 심판할 것”이라며 이 대표를 정조준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페이스북에 ‘몸조심’은 “깡패들이 쓰는 말”이라고 비판했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부산 떨지 말고 그만 감옥에 가라”고 쏘아붙였다.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도 “조폭식 협박”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처럼 여당의 반발이 뻔한데도 이 대표가 직접 최 권한대행을 겨냥한 것은 민주당 내부의 긴장감을 대변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긴장감은 두 기류가 중첩되며 증폭되는 양상이다. 우선 헌재 재판관들의 의견이 기각이나 각하 등의 예상치 못한 의견들로 갈린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또 다른 기류는 26일로 예정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항소심 선고와 함께 3심 선고까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다. 수도권 한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 항소심보다 윤 대통령 탄핵 선고가 늦게 나온다면 대통령 선거 전략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당 의원은 “선고가 늦어지면서 대선 준비 등은 올스톱된 상태”라고 전했다.

하지만 최 권한대행 탄핵에 실익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 권한대행 대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직을 이어가더라도 마 후보자를 임명한다는 보장이 없다. 설령 마 후보자가 임명되더라도 윤 대통령 탄핵 선고에 참여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결국 20일 본회의에 앞서 탄핵안을 발의하고서 본회의 처리 여부는 헌재의 상황 등을 보고 처리 시점을 조율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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