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직원 ‘블랙리스트’ 의혹이 제기된 더본코리아에 대해 근로감독을 한다.
20일 고용부에 따르면 고용부 서울강남지청은 이날 오후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더본코리아 본사에 대한 수시 근로감독에 착수했다. 이번 감독은 더본코리아가 직원 블랙리스트를 작성·운영했다는 의혹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고용부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면밀히 살펴보고 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더본코리아가 2017년부터 ‘새마을식당’ 점주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서 ‘직원 블랙리스트’ 게시판을 만든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게시판에는 일부 직원의 명부가 작성된 게시글도 있었다고 전해졌다. 고용부는 이 의혹이 ‘국민신문고’까지 올라오면서 이날 전격적으로 근로감독을 결정했다.
감독의 관건은 블랙리스트가 근로자의 취업 방해를 목적으로 작성됐는지 여부다. 근로기준법 제40조는 누구든지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비밀기호 또는 명부를 작성 또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율했다.
다만 더본코리아가 블랙리스트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형사 처벌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강한승 쿠팡 대표는 올 1월 국회에서 열린 근로조건 개선 청문회에서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반면 고용부는 2022년 1월 마켓컬리가 일용 근로자에게 일감을 주지 않기 위해 블랙리스트를 운영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하지만 작년 2월 검찰은 혐의없음으로 결론 내리고 불기소 처분했다. 고용부 안팎에서는 근기법 제 40조와 기업 고유의 경영권(인사관리 등)에 대한 명확한 구분과 판단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본코리아는 전일 입장문을 내고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2022년 점주의 요청으로 게시판을 만들었지만,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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