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성묘객의 실수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전 11시 24분께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 정상에서 시작된 불은 현재 초속 5.6m 강한 바람을 타고 동쪽으로 8㎞가량 떨어진 의성읍 방향으로 번지고 있다. 불이 시작된 곳에서 강풍을 타고 이동한 불씨는 의성읍 철파리에 있는 민가와 전신주 전선 등을 덮쳤으며, 이후 주변으로 계속 확산하고 있다. 철파리에는 민가 외에도 의성군 2청사와 의성 바이오밸리 일반산업단지 등 시설도 들어서 있다.
의성군 관계자는 “괴산리 야산 산불은 성묘객 실화(실수로 발생한 화재)에 따른 것”이라며 "불이 나자 실화자는 직접 119에 '묘지를 정리하던 중 불을 냈다'고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불 확산으로 의성군청사 내에도 연기 냄새가 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산불 확산에 따라 당국은 오후 2시 10분께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했으며, 특수진화대 등 인력 596명과 소방차 등 장비 63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당국이 공식 발표한 진화율은 오후 4시 기준 30% 정도다. 이날 산불에 따른 영향 구역은 130ha로 집계됐으며, 의성읍 철파리·단촌면 방하리·금성면 청로2리·봉양면 분토2리·안계면 도덕2리·안평면 신월·석탑2리 등에 거주하는 주민 392명이 종합운동체육관 등으로 대피했다.
소방청은 의성군을 포함해 경상권을 중심으로 발생한 산불과 관련해 인근 시도 소방본부에 동원령을 발령하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 소방청은 경남 산청군과 경북 의성군, 울산 울주군에 소방 대응 2단계를 유지하고, 각 지역에 현장 상황관리관을 파견했다. 소방 대응 2단계는 관할 시도 소방본부 전체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한편 의성 산불로 인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의성 인근 열차 운행을 일시 정지했다. 공사는 이날 오후 5시 15분 재난 문자를 통해 "해당 구간 열차를 이용할 손님은 운행 상황을 확인해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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