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끄는 내각 지지율이 한 달 만에 10%포인트 넘게 급락했다. 이시바 총리가 초선 의원들에게 고액 상품권을 배포했다는 소위 '상품권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집권 자민당의 오랜 정치자금 관행이 도마에 올라 순식간에 '퇴진 위기' 수준에 내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교도통신은 이날까지 이틀간 전국 유권자 1046명(유효 응답자 기준)을 상대로 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내각 지지율이 27.6%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5~16일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12.0%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작년 10월 내각 출밤 이후 최저치다.
이시바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견해는 16.0%포인트 오른 57.8%로 나타났다. 내각 지지율이 30%에 미치지 못한 것은 지난해 8월 기시다 후미오 정권 말기 이후 처음이다.
교도통신은 이시바 총리가 이달 초순 초선 의원 15명에게 각각 10만 엔(약 98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전달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해설했다. 교도통신은 "(총리가) 상품권 등을 배포한 것은 아베 신조 정권, 기시다 정권에서도 확인됐다"며 "집권 자민당의 오랜 정치자금 관행이 부상하면서 이시바 총리가 정권 운영에서 압박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이시바 총리의 상품권 배포가 '문제'라는 견해는 71.6%였고 정치자금 문제가 자민당 정권에서 근절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의견은 78.5%로 나타났다.
이시바 총리는 야당이 요구해 온 정치윤리심사회에 출석한다는 의향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지만 정권과 자민당을 향한 비판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이달 중순 진행된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등의 조사에서도 10%포인트 가량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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