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리건주 여자 고교 육상 대회에서 트랜스젠더 선수의 압도적 우승이 스포츠계 논쟁의 중심에 섰다.
21일(현지시간) 포틀랜드 고등학생 리그 챔피언십에서 맥대니얼 고교의 에이든 갤러거는 여자 200m와 400m 종목을 모두 석권했다. 키 180cm, 체중 70kg의 갤러거는 400m에서 57.62초로 시즌 신기록을 세웠다. 이는 2위 키날리 수판통(1분 5.72초)보다 약 10초 앞선 기록이다. 200m에서도 25.76초로 2위보다 1.5초 빠른 기록으로 우승했다.
갤러거의 경기 영상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 스포츠 참여에 대한 논란을 재점화했다. NCAA 출신 수영 선수 라일리 게인즈는 "또 다른 날, 또 다른 남자 선수가 여자 스포츠를 지배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갤러거가 시즌 기록을 세우고 가장 빠른 여자 선수보다 7초 이상 앞섰다. 그는 부끄러움이 없는가. 그의 부모는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갤러거는 자서전에서 "수천 명의 사람이 내가 멈추기를 바라며 내 정직성을 의심할 때도 나는 계속 달릴 수 있다"고 밝혔다. 2023년 고등학교 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호르몬 대체 요법을 받을 계획이라며 "지금 당장은 수염이 많아지는 등 더 남성스러워지고 있지만 그런 건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트랜스젠더 선수의 스포츠 참여 문제는 정치적 쟁점으로도 확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성 스포츠에서 남성 출생자의 참여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금으로 지원을 받는 모든 학교는 남자를 여성 스포츠팀에 참여시키거나 (여성) 라커룸을 침범하도록 하면 '타이틀 9' 위반으로 조사를 받고 연방 지원을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