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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양, 상장폐지 위기까지…부산시 정책 신뢰도 타격

이차전지 앵커기업 금양, 투자 약속 무색

부산시 이차전지 산업 육성 전략 ‘흔들’

“과도한 믿음과 검증 부족” 비판 고조

부산시 “최대한 지원” 입장

금양 2차전지 생산공장 조감도. 사진제공=부산시




부산시 첨단산업 육성 전략의 핵심이었던 금양이 상장폐지 위기로 벼랑 끝 신세가 되면서 시의 정책 신뢰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금양의 위기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시가 추진해온 미래 산업 전략 전반에 대한 신뢰도와 직결된 사안이라는 이유에서다. 시가 야심 차게 추진했던 첨단산업 육성 프로젝트가 좌초될 가능성이 대두하면서 지역 경제계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양에 투자했던 소액 투자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정책적 책임을 묻고 있다.

25일 부산시와 경제계에 따르면 금양은 최근 주가 폭락, 관리종목 지정, 그리고 상장폐지 위기까지 겪으며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 금양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으로 관리종목으로 분류됐고 주가는 1년 새 95% 이상 폭락하며 사실상 바닥을 찍었다. 더욱이 코스피200 지수에서 퇴출된 데 이어 최근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회사의 존속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실질심사 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금양의 주식 거래는 중단된 상태다.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금양은 증권시장 퇴출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되며 이는 시가 추진했던 이차전지 산업 육성 프로젝트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줄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은 시와 금양이 8000억 원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한 2023년 이후 분위기와 크게 대비된다. 당시 금양은 기장군에 이차전지 핵심 소재 생산기지를 건설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부산을 이차전지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시키겠다는 박형준 시장의 비전 아래 진행된 프로젝트로, 금양은 몽골에서 리튬 등 이차전지 원료를 확보하고 이를 기장군 생산공장에서 가공·생산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시는 금양을 이차전지 산업의 ‘앵커기업’으로 지정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앵커기업은 특정 산업이나 지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해당 산업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을 말한다. 이 때문에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나아가 부산을 첨단산업 도시로 바꾸겠다는 상징적 프로젝트로 평가받았고 개인 투자자들은 성장 가능성을 믿고 주식을 매수했다.



금양의 상장폐지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의 정책 신뢰도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시가 제시한 청사진과 실제 성과 간 괴리를 드러낸 점에서다. 소액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긴 점도 시의 신뢰도를 흔들고 있다. 소액 투자자들은 금양 경영진의 부실한 경영과 시의 과도한 믿음이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고 비판하며 정책적 책임을 묻고 있다. 특히 금양이 시와 협력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첨단산업 육성을 목표로 했던 만큼 이번 사태는 단순히 기업의 실패를 넘어 시 정책의 실행력과 검증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증폭시키고 있다.

시는 금양의 위기 극복을 위해 행정적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현재 규제 완화와 투자 유치 지원 등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 중이며 금융권 및 민간 투자자들과 협력해 금양의 유동성 문제를 풀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양 전담 책임관인 이준승 시 행정부시장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부산 기업은 존치해야 하기 때문에 관의 입장에서 최대한 할 수 있는 지원은 다하겠다”고 말했다. 금양은 사과문을 통해 몽골 광산 직접 경영 강화와 공장 완공 등을 약속했다.

일부 경제계는 단순히 행정적 지원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특히 금양이 직면한 재무적 불안정성과 경영 투명성 부족 문제는 외부 자금 유치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기업의 실패를 넘어 시가 추진하는 첨단산업 육성 전략 전반에 대한 신뢰도를 시험하는 사건으로 보인다”며 “특히 이차전지 앵커기업으로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막중한 역할을 맡았던 금양이 흔들리면서 시는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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