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선물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구리 가격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구리 선물 가격(근원물)은 1파운드당 5.21달러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 대비 2.32% 상승한 값이다. 특히 지난해 5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가격을 새로 썼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는 양상이다.
구리 가격 급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WSJ은 “미국 구리 선물 가격은 산업용 금속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에 앞서 매수자들이 구리를 비축하면서 신기록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구리에 대한 수입 관세가 이르면 몇 주 안에 부과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상무부에 구리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개시하고 270일 내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면서 “행정부가 검토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270일 기한보다 훨씬 일찍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선물 가격과 격차도 벌어지는 양상이다. 블룸버그는 “뉴욕과 런던 간 가격 격차는 24일 톤당 1400달러가 넘는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구리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한 후 두 지역 간 격차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리 가격이 더 오를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이 적지 않은 모습이다. 구리 선물 가격은 올해 들어 약 30%가 오른 데다 구리에 대한 실수요 수준에 대한 의문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WSJ는 “분석가들은 구리의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다”며 “중국에서 해외 가격 대비 할인이 커지고 있고 물리적 구리에 대한 수요가 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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