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중국대사관은 중국이 서해에 설치한 구조물과 관련, “심해 어업양식 시설”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면서 “한중어업협정을 위반하거나 한국 측의 권익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주한중국대사관은 26일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대변인은 “황해(서해의 중국 명칭)에 있는 중국 심해 어업양식 시설에 대한 한국 측의 우려 중 많은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 시설은 심해 어업양식 시설이고 중국 근해에 위치하고 있어 중국 측이 근해 해양 자원을 합리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당 시설은 중국 국내법·국제법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중한어업협정을 위반하지 않으며, 협정에 따른 한국 측의 권익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중국 측은 이러한 심해 어업양식 시설에 대해 엄격한 환경 보호와 안전 조치를 취하고 있어 해양 환경과 항행 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 “이 문제를 무리하게 정치화하는 것을 피하고 황해를 평화, 우의, 협력의 바다로 함께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의 구조물이 서해를 둘러싼 양국의 해양경계획정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비례 조치로 서해에 대형 부이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해수부에서 비례 조치가 있느냐"는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강 장관은 "대형 부이로 비례 대응 조치한 바 있다"며 "정지형 부이를 설치해서 환경조사부터 시작, 대응 조치를 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해양과학 조사뿐만 아니라 (중국의)양식장 특성을 파악할 장비로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이어도 인근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중국이 설치한 무단 철골 구조물에 대한 점검을 시도했으나 중국 해경과 민간인에 저지당한 바 있다. PMZ는 한국과 중국의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겹치는 수역의 일부로, 양국 어선이 함께 조업하고 양국 정부가 수산자원을 공동 관리한다. 항행과 어업을 제외한 다른 행위는 금지된다. 그러나 중국은 지난해 4∼5월께 구조물 2기를 설치한 데 이어 올해 초에도 구조물 1개를 추가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중국이 영유권 주장의 근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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