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에는 유명 미술가의 판화, 전 국무총리·대통령의 서예 작품, 해외 아파트 등 다양한 재산이 포함됐다.
정부·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는 27일 고위공직자 2047명의 재산 공개 내역을 공직윤리시스템·관보를 통해 공개했다. 우선 행정부 소속 정무직, 고위공무원단 가등급, 국립대학 총장, 공직유관단체장,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장, 광역의회 의원, 시도 교육감 등 고위공직자 중 재산 공개 대상자 2047명의 신고 재산 평균은 20억 6314만 원(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재산 공개 대상자의 신고 재산 평균 금액은 동일한 재산 공개 대상자가 전년도에 신고한 재산의 평균 대비 약 6201만 원 늘었다.
재산 목록 중 독특한 품목들도 눈에 띈다. 변필건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은 배우자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판화 6점, 올라퍼 엘리아슨의 판화 1점, 코헤이 나와의 조각 1점 등 약 15억원 가치의 예술품 19점을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데이비드 호크니와 올라퍼 엘리아슨은 각각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 설치작가로로 꼽히며 코헤이 나와는 일본을 대표하는 현대미술 작가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배우자 명의로 송영수 작가의 조각 5점(5500만원 상당)을 신고했다. 1970년 작고한 송 작가는 우리나라 추상 철 조각의 선구자로 꼽힌다. 조성돈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고(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서예품 3점(900만원)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광래 강원도립대 총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예품(500만원)을 등록했다.
이밖에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배우자 명의의 15억2400만원 상당 하와이 호놀룰루 아파트를 신고했다. 유혜미 저출생대응수석비서관은 본인 명의로 2023년식 폴스타 2 롱레인지 자동차(5490만원)를 소유했다. 폴스타는 스웨덴 전기차 제조사로, 국내 누적 판매량이 수천 대 규모인 탓에 도로에서 마주치는 경우가 드물다.
한편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오는 6월 말까지 이번에 공개한 모든 공직자의 재산변동 사항에 대해 심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등록재산을 거짓 기재하는 등의 경우 경고 및 시정조치, 과태료 부과, 해임·징계의결 요구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특히 직무상 비밀을 이용한 부동산 취득, 부동산 명의신탁 여부 등을 심층 심사해 부정한 재산증식 혐의가 있거나 다른 법 위반 사실 등이 발견되면 관계 기관에 통보하거나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재산공개 내역은 이날부터 공직윤리시스템과 대한민국 전자관보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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