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시즌 국내 여자 골프계를 접수하고 미국행을 선택한 윤이나(22·솔레어)가 첫 두 대회에서 부침을 겪었다. 신인왕 타이틀 획득을 목표로 데뷔전이었던 파운더스컵에 나섰지만 컷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고 중국에서 열린 대회 때는 공동 33위에 그쳤다.
3주간 휴식을 취한 윤이나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장기인 장타와 예리한 아이언 샷이 살아나며 미국 무대에 적응한 모습이다. 윤이나는 미국 진출 이후 세 번째 대회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포드 챔피언십(총상금 225만 달러) 첫날 선두권에 올라 신인왕 타이틀을 향한 추격전에 불을 댕겼다. 다케다 리오(일본)가 293점으로 신인상 포인트 1위, 윤이나는 17점으로 8위다.
윤이나는 28일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의 월윈드GC(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이글 2개,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쳤다. 9언더파 선두 찰리 헐(잉글랜드)에 2타 뒤진 공동 3위다.
이날 윤이나는 평균 304야드의 장타를 날리면서 페어웨이는 두 번밖에 놓치지 않는 정확한 드라이버 샷을 구사했다. 그린 적중률도 88.9%(16/18)에 이를 정도로 앞선 두 대회와 비교해 날 선 샷 감각을 자랑했다. 앞선 두 대회에서 기록한 페어웨이 안착률(51.19%), 그린 적중률(58.33%)과 비교하면 샷 정확도에 대한 어려움을 어느 정도 극복했다고 볼 수 있는 수치다.
윤이나는 전반 9홀에서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타밖에 줄이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몰아치기가 시작됐다. 12번 홀(파5)에서 4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을 홀 옆 3m 남짓 거리에 떨어뜨려 이글 퍼트를 성공하더니 14번(파4)과 17번 홀(파5)에서 버디를 2개 추가했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는 88m 거리에서 친 웨지 샷이 샷 이글로 연결돼 2타를 더 줄이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투어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노리는 헐이 9언더파 단독 선두다. 헐은 이날 새벽 2시 30분에 일어나 7㎞를 뛰고 하체 운동을 마친 후 경기에 출전하고도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뽑아내 관심을 모았다. 나나 마센(덴마크)이 8언더파 2위다.
이번 대회부터 강화된 슬로 플레이 규제가 적용된 가운데 혹시 몰랐던 한국 선수들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LPGA 투어는 주어진 샷 시간보다 1~5초가 늦으면 벌금, 6~15초가 늦으면 1벌타, 16초 이상 초과하면 2벌타를 부과하는 규제안을 발표하며 포드 챔피언십부터 적용한다고 알렸다.
김세영과 이미향·임진희가 7언더파를 쳐 윤이나와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고 유해란과 최혜진은 5언더파 공동 17위다. ‘아시안 스윙’을 건너뛰고 40여 일 만에 대회에 나선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르다(미국)는 5언더파 공동 17위로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윤이나와 신인왕 경쟁자로 꼽히는 일본의 리오는 3언더파 공동 45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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