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세계를 상대로 ‘관세 폭탄’을 던진 가운데 가장 높은 관세율인 50%를 부과 받은 나라는 아프리카 남부의 소국 레소토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둘러싸인 내륙 국가인 레소토는 인구 약 200만 명에 국내총생산(GDP)이 20억 달러(2조 9000억 원)가 조금 넘는다.
주로 다이아몬드와 리바이스 청바지를 비롯한 섬유 제품을 미국에 수출해 무역 흑자를 낸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해 총 2억 3700만 달러(약 29억 원)에 달하는 대미 수출이 GDP의 10% 이상을 차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에 대해 “미국 상품에 부과되는 관세와 다른 비관세 장벽에 대한 대응”이라며 “레소토는 미국산 제품에 99%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별 상호관세율에 대해 해당 국가에 대한 무역적자를 해당 국가의 대미 수출 금액으로 나눈 다음 그 수치를 절반으로 다시 나누는 방식으로 계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같은 방식에 따라 미국 상품을 소량만 수입하는 레소토와 마다가스카르(47%) 같은 국가가 훨씬 더 부유한 국가보다 더 많은 징벌적 관세를 부과 받았다고 지적했다.
레소토는 이번 상호관세 부과에 대해 정부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해 대응할 방침이다. 모케티 셀릴레 레소토 무역부 장관은 "우리는 긴급히 미국으로 가서 우리의 주장을 호소해야 한다"며 "가장 큰 우려는 즉각적인 공장 폐쇄와 일자리 손실"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4일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예산 낭비 사례로 "아무도 들어본 적이 없는 아프리카 나라 레소토의 LGBTQI+(성소수자 집단)를 증진하기 위한 800만 달러(약 116억 원)"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당시 레호네 음포트호아네 레소토 외무장관은 "매우 모욕적"이라고 항의했다.
아프리카 현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상호관세 부과 조치가 오는 9월 만료되는 미국 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의 종료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름처럼 아프리카 경제 성장을 위해 2000년 제정된 AGOA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에서 미국으로 직접 수출할 때 관세와 쿼터를 면제하는 법률로 오는 9월 재연장 여부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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