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과 한의 산업은 충분히 세계화가 될 수 있는데 갖가지 규제와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제대로 뭉치지 못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한의사도 내시경과 영상단층촬영(CT) 등 현대적 의료기기를 쓸 수 있도록 해야 한의 산업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최주리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의학은 숱한 오해 속에서 발전해오면서도 견제와 규제로 인해 의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창덕궁한의원을 운영하는 최 이사장은 사상체질과 예방의학을 주로 다룬다. 대한이너뷰티협회장도 맡고 있으며 중소기업중앙회가 소기업·소상공인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노란우산’의 홍보 모델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2012년 6월 한의협동조합 설립을 주도한 데 이어 13년째 이사장을 맡고 있다. 한의협동조합은 한의사와 한약재 생산 농가, 침·뜸을 만드는 제조 회사, 중소 제약사, 한약재 도소매 업자 등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조합원 수는 200여 명을 헤아린다.
최 이사장이 한의협동조합을 만든 이유는 한의 업계 생태계를 조성해 중소 한의원과 관련 업계의 불황을 타계하고 궁극적으로는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해서다. 그는 “한의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한의사뿐 아니라 관련 업계 종사자들까지 힘을 합쳐야 한다”며 “한의 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적 문제는 한의사들의 힘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가 한의협동조합을 설립한 또 다른 이유는 한의 산업 종사자들이 힘을 모아 한의학과 한의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철폐·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서다. 최 이사장은 “한의학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가 ‘한약을 먹으면 간 수치가 올라간다’인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혈액검사를 해야 하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의사가 혈액검사를 하는 것은 불법이었다”면서 “한의학계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지금은 한의사가 혈액검사를 할 수 있지만 여전히 현대적인 의료기기 사용과 검사 방법도 일부분만 허용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한의학과 한의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내시경·CT·X레이 사용을 못하게 하는 관련 법률을 고쳐 한의사들도 현대적인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이 같은 기기들을 사용할 수 있으면 좀 더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어 국민 건강 증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최 이사장은 의료 정책을 주관하는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부처에서 한의학과 한의 산업 발전을 위해 좀 더 관심을 갖고 각종 규제 철폐에 힘써줄 것을 촉구했다. 일례로 코로나19 팬데믹 때 한의사들이 투입되지 않은 것을 두고 최 이사장은 의료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할 때 한의사들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데도 배제됐다”며 “지금 군대에서는 공중보건의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이 역시 한방 공보의를 늘리고 투입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앞으로 한의 업계 소상공인과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한의학, 한의 산업과 관련한 규제 철폐를 위해 목소리를 높일 계획이며 궁극적으로는 한의학의 세계화에 일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에 한국한의사협회를 비롯해 한의 산업을 구성하는 26개 단체가 모여 한국한의약단체총연합회를 출범시켰다”면서 “총연합회 차원에서 추진하는 규제 철폐와 업계 상생, 한의학 세계화에 한의협동조합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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