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상호관세에 관한 유감을 표하고 재검토를 요청했다. 미국이 한국을 대상으로 25%, 일본에는 24%의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한 지 하루 만이다. 루비오 장관은 “새로운 협의를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조 장관은 루비오 장관에게 “미국의 관세조치 이행에 있어 동맹에 대한 함의, 긴밀한 한미일 안보협력의 측면, 경제협력 및 대미투자 실적 등을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에 대해 '(통상)불균형을 재조정하기 위한 관세이며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협의를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이와야 외무상도 3자 회의와 별도로 루비오 장관과 짧은 면담을 통해 “상호관세 부과는 몹시 유감”이라고 전하면서 재검토를 강력히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야 외무상은 이후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이 보복관세를 부과하거나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일 외교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에 상당히 강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는 관세 문제 외에도 북한 위협 대응 공조, 지역 정세, 경제협력 증진 방안 등이 논의됐다. 조 장관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과정에서 북한에 어떠한 보상도 주어져선 안 된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조 장관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으로선 러시아에 파병까지 했으니 막판에 뭔가를 더 얻어내려 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몇 달 전부터 이 문제를 강조하고 있다. 루비오 장관과 통화할 때도 그랬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조 장관은 미국 에너지부(DOE)가 한국을 민감국가 및 기타 지정국가 명단(SCL)에 추가하기로 한 것과 관련, 미측과 실무협의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발효일이 15일인데 그 전에 풀기는 쉽지 않은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기술보안 문제 때문이라고 규정했지만, 1∼2가지 사건으로 생긴 것은 아닌 것 같다. 전반적인 맥락을 보면 기술적 환경이 바뀌고 있고, 그에 따른 미국의 안보적 측면에서 봐야 할 것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이후 공개된 공동 성명에는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도 담았다. 공동성명은 "특히 최근 대만 주변에서의 군사 훈련 등 도발적 행위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불안정을 가중시키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만이 적절한 국제기구에 참여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문구도 담겼다.지난 2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후 발표된 공동 성명에도 같은 문구가 포함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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