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배기 딸이 시끄럽게 운다는 이유로 폭언을 퍼붓고, 멍이 들거나 입술이 터질 때까지 때린 20대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받았다.
춘천지법 제1형사부(심현근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과 상해 혐의로 기소된 A 씨(29)의 항소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5월 11일 집에서 딸 B 양(2)이 시끄럽게 울어 짜증이 난다는 이유로 “장애아 XXX야”, “나가 죽어라”, “왜 그러고 있냐” 등 소리를 치며 플라스틱 마대 걸레 자루로 B 양의 몸을 수십 회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며칠 뒤에도 “왜 태어났냐. 네 엄마 속 썩이지 말라”고 소리치며 B 양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그 이후에도 밥을 흘리면서 먹는다는 이유로, 잠을 자지 않고 시끄럽게 운다는 이유 등으로 주먹, 숟가락 등을 이용해 여러 차례 폭행했다.
1심을 맡은 원주지원은 “피고인의 폭행으로 피해 아동의 다리, 허벅지, 엉덩이, 팔 등에 멍 자국이 선명하고, 피해 아동의 입술이 터지기도 했다”며 “피고인의 이러한 행동은 단지 가정의 경제 형편이 어렵고 노동이 고되다거나 피해 아동이 다소 말을 듣지 않았다는 것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것으로, 그 범행의 죄책이 무거워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이 판결에 불복한 피고인은 ‘형이 무겁다’고, 검찰은 ‘형이 가볍다’고 각각 항소했다.
사건을 다시 살핀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구금 동안 반성하는 시간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점, 원심판결 선고 후 피해 아동의 어머니이자 피고인의 처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다소 무겁다”며 징역형의 집행유예로 형량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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