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와 용산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자들이 강동구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고 재건축·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전세가율이 높은 아파트들의 투자 매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7일 서울 자치구에 따르면 강동구 인구는 지난달 기준 49만 2005명으로 25개 자치구 가운데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6위였지만 두달 새 관악구, 노원구를 차례로 제쳤다. 1위 송파구(64만 8432명), 2위 강남구(55만 7501명), 3위 강서구(55만 4535명), 4위 강동구, 5위 노원구(48만 9683명) 순이다.
단기간에 강동구 인구가 급증한 이유는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 영향이 컸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린 둔촌주공 아파트를 재건축했다. 지난해 11월부터 1만 2032세대 규모 입주가 시작되면서 11월(46만 8284명) 이후 3개월 만에 주민 수가 2만 4000명 가까이 늘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뿐만 아니라 강동구에서는 재개발·재건축, 대규모 공공택지 개발 사업에 따른 신축 아파트 공급으로 주민 수가 불어나고 있다. 1980년대 지어진 주공아파트 등을 재건축해 고덕지구에 2만 세대의 대규모 아파드 단지가 들어서면서 고덕동 주민수는 2017년 1월 2만 6683명에서 지난달 4만 9019명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2017년부터 서울 마지막 대규모 공공택지 개발 지구로 불린 고덕강일지구에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강일동과 상일동 주민 수도 2017년 1월 4만 6452명에서 지난달 8만 7080명으로 약 2배 늘었다.
토허구역 확대로 갭투자가 차단된 상황에서 강동이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구 감소에도 주민 수가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실수요가 뒷받침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신축 아파트가 많고 선호 학군이 형성돼 전세 수요도 꾸준하다. 고덕동과 명일동에는 배재고·한영외고·강동고 등 선호 학교들이 있고,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와 고덕강일3지구에 각각 중학교와 초등학교 신설이 추진되고 있다. 강동구 둔촌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강남 접근성이 좋고 신축 아파트가 많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실거주자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송파구 잠실 갭투자가 막힌 만큼 인접한 강동구 실거주 수요에 주목해 투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이 들어선 뒤 주변 재건축·재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는 점도 갭투자자들을 유인할 수 있는 요소다. 명일동에서 삼익그린2차·삼익맨숀·고덕현대·명일신동아·명일한양·주공9단지·명일우성·삼익파크가 재건축을 추진 중이고, 천호동에서도 재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9호선 지하철 연장, 제2경인고속도로 개통 기대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전세가율이 높거나 매매가 상승 여력이 기대되는 아파트 단지들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전세가율이 높으면 투자 자금이 적게 들어가는 만큼 갭투자에 유리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강동구는 평균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이 54.9%로 서울 전체(54.1%)보다 높고 토허구역 확대 지정에 따른 풍선효과 지역으로 꼽힌다. 양지영 신한금융투자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대출이 많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전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단지들이 주목받게 될 것”이라며 “재건축과 대규모 개발 호재가 있기 때문에 투자 수요가 유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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