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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가 만든 ‘죽음의 차트’… “S&P500, 2차 대전 이후 4번째 폭락”

[글로벌 증시 일제히 급락]

美 선물지수 한때 5% 이상 뚝

泰 등도 장 열리면 하락 불보듯

관세고수땐 충격 길어질 가능성

대만, 22조 안정기금 투입 검토

7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앞에서 시민들이 닛케이225지수를 나타내는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7일 패닉(공황)으로 내몰렸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금융시장이 ‘죽음의 차트(Chart of Death)’를 그리고 있다고 짚었다.



아시아 시장을 덮친 ‘블랙먼데이’의 전조는 6일(현지 시간) 미국 주식 선물지수의 급락이다. 선물시장 개장 초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100·다우존스 등 뉴욕 3대 지수의 선물이 장중 한때 최대 5% 이상 급락하며 약세를 기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달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한 후 미국에서 불과 이틀 동안 총 6조 6000억 달러(약 9660조 원) 규모의 시가총액이 사라진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일 “때때로 무언가를 고치기 위해 약을 먹어야 한다”며 강행 의지를 재확인하자 시장이 공포에 휩싸인 것이다. 시장의 충격은 고스란히 이날 개장한 아시아 증시와 유럽 증시로 옮겨붙으며 일제히 폭락장을 연출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종가 3만 1136.58, -7.83%)는 장이 열리자마자 3만 1000선이 무너질 정도로 크게 후퇴했고 이에 일본 오사카증권거래소는 닛케이평균선물 매매를 30분 동안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거래 일시 중단)’를 발동하기도 했다. 대만(-9.70%)과 홍콩(-13.22%), 중국 선전(-10.79%)과 상하이(-7.34%)는 물론 호주(-4.23%)와 인도(-3.24%) 할 것 없이 모두 큰 폭의 하락을 나타냈다. 대만 TSMC(-10.1%)와 일본 도요타(-5.65%)를 비롯해 중국 비야디(BYD, -15.90%)와 알리바바(-17.98%) 등 아시아 각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주식 가치도 속절없이 떨어졌다.

베트남(훙왕 기념일)과 태국(짜끄리왕조 기념일), 인도네시아(르바란 연휴) 등 공휴일로 이날 증시가 열리지 않은 국가들만 겨우 하락장을 피했지만 8일 정규장이 열리면 충격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싱가포르 삭소마켓의 차루 차나나 수석투자전략가는 “하루 동안 눈을 깜빡인 횟수보다 (시장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 모니터를 새로고침한 횟수가 더 많다”고 말하며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아시아 증시 마감 이후 열린 유럽장에서도 유로스톡스와 독일 DAX, 영국 FTSE, 프랑스 CAC 등이 장 초반 최대 7%까지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더 큰 문제는 시장 충격이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금융 시스템 전반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옛 트위터) 계정에 “(관세정책이) 전환될 때 까지 (금융시장은) 심각한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후 S&P500지수가 10% 이상 떨어진 것이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26.4%)’와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13.9%), 2008년 11월 금융위기(-12.4%) 등에 이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네 번째로 큰 하락률이라고 짚은 뒤 “앞으로도 시장에 더 많은 격변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증시가 입은 타격에다 소비자 손실까지 합하면 이미 30조 달러(약 4경 3850조 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전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도 이번 ‘관세전쟁’은 미국의 물가를 자극하고 경기 둔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이먼 회장은 이날 연례 주주서한을 통해 “관세정책은 수입품뿐 아니라 국내산 물품 가격도 높일 가능성이 크다”며 “경기 침체를 유발할지는 의문이지만 분명 성장 속도는 늦추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미국의 경제 동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맞대응에 나선 중국 증시도 당분간 약세를 면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이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중국지수의 12개월 성장률 전망을 기존 16%에서 10%로 낮췄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공개한 2조 위안(약 400조 2000억 원) 규모의 부양 패키지로 미국의 관세 피해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겠지만 미중 간 무역전쟁 긴장이 갈수록 고조되는 만큼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국가별로 대응책 마련에 서두르는 모습이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전날 경제 부처 관료 등과 면담한 자리에서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정하게 움직이는 만큼 관계 각료들이 시장과 투자자 동향을 파악하고 대응하라고 주문했다고 NHK방송 등이 전했다. 대만 정부는 5000억 대만달러(약 22조 1000억 원) 규모의 국가금융안정기금을 언제든 투입할 수 있도록 대기 상태에 뒀다. 짐 차머스 호주 연방 재무장관은 이날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비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좀 더 높일 것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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