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에 대해 “여야 합의가 없는 마 후보자를 임명하는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이달 18일 임기 종료를 앞둔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후임으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임명한 것에 대해선 “용단”이라며 높게 평가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마 후보자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할 의지가 전혀 없는 인물”이라며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신봉하는 아주 좌편향적인 판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을 헌법재판관에 임명키로 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권 원내대표는 “좀 더 넓게 선의로 생각한다면 한 권한대행이 공석이 되는 두 명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며 “용단을 내린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한 것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선 “지난번 최상목 부총리가 권한대행 당시 이미 논란 여지가 있는 국회 몫 두 명을 임명한 만큼 그 부분 논란은 일단락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자신들 후보만 임명하려고 하지 말고 한 대행이 지명한 두 명에 대해서도 빠른 시간 내에 인사청문회를 열어서 국회 의견을 내야 한다”며 “또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오로지 모든 헌법기관을 민주당 원하는 대로만 구성하고 끌고 가겠다는 당리당략”이라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이런 식으로 한 대행을 다시 공격한다면 반드시 국민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원내대표는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 민주당이 ‘12·3 계엄선포 직후 안가 회동에 참석했다’고 비판한 데 대해선 “이 처장은 그야말로 미스터 법질서, 미스터 클린”이라며 “법리에 밝고 헌법 이념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자기의 직무에 충실한 분이기 때문에 헌법재판관으로서 손색없을 뿐만 아니라 마 후보자와 비교했을 때는 천양지차인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흠결이 뚜렷한 마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마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으로 부적격하다는 당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신 수석대변인은 “마 후보자는 과거 ‘인민노련’(인천지역 민주노동자연맹)에서 활동했던 이력 등으로 줄곧 정치적 편향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며 “헌법재판관 국회 추천 몫을 여야가 합의해왔던 관례를 무시한 채,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인사였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 대행은 이날 오전 배포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를 대법관으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오는 18일 임기 만료로 퇴임하는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으로는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후보로 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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