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에서 서울 광화문 방면으로 출퇴근 하는 직장인 변형석(가명)씨는 금요일 출퇴근 길이 가장 고되다. 체감상 출퇴근 시간이 더 걸리는데다, 광역버스 입석금지 조치에 따라 만차 버스가 정류장에 정차하지 않고 가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변씨의 이같은 ‘금욜 출퇴근 피로증’은 주5일 근무에 따른 누적피로 때문일까 아니면 실제 차량 탑승이 힘든 상황 때문일까.
8일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금요일 하루 서울시내 교통량은 지난해 기준 1021만9000대로 일주일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금요일에는 서울 도심으로 평균 510만대 가량의 차량이 유입됐으며 511만9000대 가량의 차량이 서울 도심에서 빠져나갔다. 일주일 중 평일 하루 교통량이 1000만대를 넘는 것은 금요일이 유일할 정도로 유독 금요일 통행량이 많다. 한 연구소 관계자는 “금요일은 업무를 마무리하고 주말 이동 준비를 하는 사람이 많아 퇴근 시간대 교통량이 급증하는 것 같다”며 “무엇보다 차량을 월요일에 회사에 두고 주중에 사용하다 금요일 퇴근 시 자택으로 차를 가져가는 이들이 많은 것도 영향을 미친 듯 하다”고 밝혔다.
시간대별 통계를 살펴보면 차량 유입은 출근시간대(7시~9시)에, 차량 유출은 퇴근시간대(17시~19시)에 각각 교통량이 집중됐다. 변 씨가 금요일 출퇴근 시간이 가장 고되다고 느끼는 데에는 다 통계적 근거가 있는 셈이다. 또 교통량이 많은 요일별 순서는 금 → 목 → 수 → 화 → 월 → 토 → 일요일 순이었으며 주중 기준 월별 교통량을 보면 6월이 가장 많고 1월이 가장 적었다. 월별 교통량을 보면 날씨와 휴가 일정 등도 통행량에 큰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다만 서울 교통 혼잡도는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하루 평균 주중 교통량은 995만3000대로 전년 대비 0.5% 줄었으며 도심(0.3%↓), 시계(0.5%↓), 교량(0.9%↓), 간선(0.5%↓), 도시고속(0.3%↓) 등 모든 종류의 도로에서 감소했다.
이 같이 차량 통행량이 감소하는 이유로는 △서울 인구 감소 및 자동차 등록대수 감소 △내수경기 침체 △대중교통 이용건수 증가 등이 꼽힌다. 실제 서울시 인구는 2022년 943만명에서 지난해 933만명으로 줄었으며 같은 기간 자동차 등록대수 또한 319만3000대에서 317만7000대로 감소했다. 또 대중교통 이용건수는 2023년 1008만건에서 이듬해 1037만건으로 2.9% 늘었다. 서울시는 ‘서울시 기후동행카드’ 도입으로 하루 평균 1만1000대의 교통량 감소 효과가 발생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다만 △외국인 방문객 수 증가 △서울시 택시 이용건수 증가 △택배 물동량 증가 등은 서울시 교통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2022년 320만명 수준이던 외국인 방문객 수는 지난해 1637만명으로 급증했으며 서울시 택시 이용건수는 2023년 56만8000건에서 지난해 69만건으로 22% 가량 증가했다. 또 e커머스 활성화로 택배 물량이 2014년 부터 연평균 22% 가량 증가해 지난해 51억6000만건에 달했다는 점에서 택배 차량 증가가 교통체증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택배 물량은 비교적 통행량이 적은 야간 및 새벽시간대 교통량 증가에 영향을 미치지만 24시간 택배 서비스가 강화될 수록 관련 교통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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