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 대선출마 선언과 함께 자서전을 출간하고 대권행보에 가속도를 낸다.
8일 김 지사 측에 따르면 김 지사의 자서전 ‘분노를 넘어, 김동연’이 오는 9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한다.
책에는 김 지사의 ‘흙수저’로 살아온 인생역정과 경제부총리, 기재부 예산실장, 청와대 비서관 등 요직을 지내면서 겪은 소회, 정계입문후의 비화, 경기도지사이자 대선주자로서의 비전 등이 담겼다.
책의 초반에는 아버지의 이른 죽음 뒤 가정 형편 상 상업고교에 진학하면서 시작된 고난이 고스란히 담겼다.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을 바랐던 소년 김동연이 자신의 처지에 분노하다 가족의 절박한 상황을 절감하고 마음을 고쳐먹기까지의 결연한 마음이 드러난다. 조기 취업에 성공하고 비로소 가장의 역할을 하면서도 학업을 꿈을 이루기 위해 야간대학에 다니면서 4년 동안 유일하게 D학점을 받은 과목이 ‘경제학원론’이었다는 비밀도 털어놓는다. 이 때 한 자책이 훗날 경제부총리로 올라서는 디딤돌이 됐음은 자명하다.
김 지사는 은행원 시절과 경제관료생활 초반부 내내 겪었던 차별에 대해서도 털어놓는다.
그는 "따지고 보면 나는 늘 변방이자 아웃사이더였다. 명문대 출신도 아니었고 예산의 주력이었던 영남 라인, 기획의 주력이었던 호남 라인도 아니었다. 일로는 능력과 성과를 보여줬지만 소위 주류(main stream)에 속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적었다.
워싱턴에 있는 미주개발은행(IDB)에서 근무하던 시절 20대 중반의 큰 아들이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일을 기억하며 남다른 가족애를 토로한다.
김 지사는 참여정부 당시 자신의 전력을 다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한 ‘비전 2030’에 대해 “대한민국이 복지국가로 가는 로드맵이었다. 대한민국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략이었다. 그리고 이 전략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재정 계획까지 갖춘, ‘신(新) 경세유표’였다”고 자평하며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에 이 보고서가 깔려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역대 정권에서 경제분야 주요 관료로 일하면서 경험한 파국적 상황에 이에 적극 대응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알리며 확대재정과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등을 열거했다.
자신의 정치입문에 대해 “국민의 삶을 제대로 한번 바꿔보겠다고 시작한 게 나의 정치다. 전쟁 같은 국민의 삶과 끝없는 정쟁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시작한 반란”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기회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데 주저함이 없는 기득권, 진영 양극단으로 갈라진 정치, 역사상 가장 똑똑한데도 부모보다 가난한 최초의 세대가 될 위기에 처한 청년들, 세계 최하위의 출산율,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까지. 이대로는 안 된다. 새로운 반란이 필요하다. ‘Buy Korea’가 아닌 ‘Bye Korea’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금의 대한민국과의 ‘결별’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책에서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주장한다. 그는 “반드시 기득권 내려놓기와 연결되어야 한다. 승자독식 구조로 고착된 주요 권력기관의 기득권, 공직사회와 법조계의 공고한 ‘전관 카르텔’ 기득권, 나아가 정치 기득권을 타파해야 한다”며 대선 출마의 지향점을 뚜렷하게 내보였다.
책 제목 ‘분노를 넘어, 김동연’은 삶의 고비마다 좌절하며 느꼈던 분노를 넘어서 새로운 모색을 했던 자신의 삶은 은유하는 의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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