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트럼프, 90일간 상호유예 막전막후
상호관세 발표 이후 주식시장 폭락에도 꿈쩍 않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세계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이후로 전격 연기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국채 시장 발작과 경기 침체 가능성을 우려한 조치라는 해석과 함께 처음부터 전략적으로 계산된 행위였다는 주장까지 나옵니다. 우선 국채 투매에 따른 금융위기 가능성입니다. 로이터통신은 10년물 국채의 주간 상승률은 현재까지 2001년 이후 가장 높고 30년물 금리의 최근 3일 상승치는 1982년 이후 가장 높다고 분석했는데요, 천문학적인 재정 적자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 정부는 지난해 국채 이자로만 1조 1330억 달러(약 1657조 원)를 지불했는데 관세 전쟁으로 국채금리가 올라 이자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을 피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8일 저녁부터 9일 오후까지 18시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무역 참모들이 여러 공화당 의원, 외국 지도자들과 대화하면서 정책 변경의 필요성을 느꼈고 트럼프 대통령이 9일 아침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이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으로 경기 침체가 올 가능성이 높다. 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시청한 것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관세 봉쇄 작전’ 당한 中, 희토류·지재권 등 반격카드 총동원
트럼프 대통령은 대(對)중국 관세를 125%로 끌어올리는 대신 나머지 국가에는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하면서 중국 봉쇄 전략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중국도 참지 않았습니다. 즉각 84%의 보복관세로 응수하는 등 정면 대결을 선포했습니다. 중국은 관세 조치 외에도 지식재산권 압박, 핵심 소재 수출통제, 반독점 조사 등 다양한 카드를 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1기 무역전쟁의 교훈으로 장기 소모전을 견딜 여러 수단들을 체계적으로 준비해뒀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국 전문가들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소모전에 유리한 것은 오히려 중국이라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트럼프 관세 혼란에…美업체들 ‘수입 멈춤’
오락가락 관세에 미국 수입업체들은 일단 멈춤 버튼을 눌렀습니다. 미국으로 들어오는 대형 컨테이너선의 선적 예약이 최근 한 주간 60% 이상 급감한 것인데요, 관세율이 예상을 웃도는 데다 관련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적지 않은 만큼 사태를 지켜보겠다는 게 업계의 입장입니다.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중국과 아시아 국가들에서 생산된 스쿠터·에어컨 등의 제품 주문을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로이터는 “관세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사실상 무역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구글, 앤스로픽·수츠케버와 ‘反오픈AI' 연대
인공지능(AI) 기업 원조격인 구글이 ‘반(反)오픈AI’ 진영을 한데 모으고 있습니다. 샘 올트먼 축출 사태의 주축이던 일리야 수츠케버는 물론 태생부터 오픈AI와 대척점에 서 있는 앤스로픽과도 AI 에이전트 생태계 협업 강화에 나선 것인데요. 테크계 반오픈AI·친(親)구글 인사들이 오픈AI를 추격하기 위해 구글 산하로 모여드는 양상입니다. 오픈AI가 ‘정권 실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소모전을 벌이는 가운데 경쟁사들이 한데 뭉쳐 반격에 나서며 오픈AI가 지배 중인 생성형 AI 시장을 뺏어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50억弗 대어 CATL 온다"…들뜨는 홍콩 증시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 업체인 중국 CATL이 홍콩 증시 기업공개(IPO)를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전세계적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따른 무역 혼란 등에서도 시장 점유율 수성을 위해 실탄 확보에 나서기로 한 겁니다. 다만 최근 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투자자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SCMP에 따르면 현재 홍콩증권거래소에 IPO 신청서를 제출한 기업은 총 178곳으로, 이 가운데 다수가 상장 계획 연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장은 CATL의 상장이 홍콩 주식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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