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우리나라의 의약품·의료기기·화장품 등 보건산업 분야 수출액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252억6000만 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의약품이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호조를 보이고 한국산 기초화장품이 미국·일본·홍콩 등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수출 증가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11일 공개한 ‘2024년 보건산업 수출 실적’을 보면 작년 수출 규모는 전년대비 15.8% 늘어났다. 254억달러를 수출했던 2021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로 당시에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체외진단기기 수출이 활발했다.
분야별로는 화장품이 20.3% 증가한 101억800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의약품은 92억7000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한 가운데 22.7%로 증가율이 제일 높았다. 두 분야 모두 역대 최대규모다. 의료기기는 0.4% 소폭 증가한 58억10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냈다.
주요 수출국은 미국(43억2000만달러), 중국(35억4000만달러), 일본(20억9000만달러), 헝가리(12억9000만달러), 베트남(9억4000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특히 헝가리로 수출액은 전년의 3억4000만달러에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헝가리로의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전년 대비 300% 늘어난 것이 주된 원인이다.
세부 분야별로 보면 의약품 분야에서는 바이오의약품이 수출액 증가를 이끌었다.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은 2023년도에는 39억달러에서 작년엔 55억1000만달러로 늘어나며며 의약품 분야 수출의 59.5%를 차지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한국 기업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이 늘어나고 있는 덕분이라는 게 진흥원의 분석이다.
화장품 분야에서는 기초·색조·인체세정용 제품류 수출이 전년보다 각 19.7%·28.9%·30.8% 증가했다. 이 추세에 힘입어 화장품 수출액은 작년 처음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중국은 전년에 이어 화장품 수출 1위 국가였지만 비중은 32.8%에서 24.5%로 줄었다. 대신 미국 비중은 14.3%에서 18.7%로, 일본 비중은 9.5%에서 10.2%로 늘었다.
의료기기 수출은 임플란트가 11.2% 늘어나며 증가세를 견인했다. 미국은 전년도에 이어 의료기기 수출 1위국을 유지했다.
지난해 보건산업 수출은 엔데믹 전환 후 수출회복세를 유지하며,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산업별로는 의약품과 화장품에서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화장품은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병관 진흥원 바이오헬스혁신기획단장은 “이런 성장세에도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대외 무역 환경에 대한 면밀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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