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가 15일 김택우 회장 명의로 회원들에게 보낸 호소문을 공개했다. 김 회장은 이날 의협 회원들에게 호소문을 보내 "이제 선배들이, 전국 의사들이 함께 나설 차례"라며 20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개최 예정된 전국의사총궐기대회 참여를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틀리지 않았습니다'로 시작한 호소문에서 "의료의 본질을 지키기 위한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며 "숫자만 늘리는 정책으로는 지역의료, 필수의료 붕괴를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가 체계는 여전히 비정상이고, 의사들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 현실을 너무 잘 알기에 우리는 이 싸움을 멈출 수 없다"고 적었다.
또 "우리에게는 의료를 지키기 위해 싸워온 후배들의 미래를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며 "우리 손으로 후배들의 일상을 돌려주자"고 호소했다.
김 회장은 의정갈등의 전면에 선 의대생과 전공의를 향한 메시지도 내놨다. 그는 "당신들이 걸어온 그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드리겠다"며 "의료의 본질을 지키는 싸움을 이제 함께 시작하자"고 말했다. 이어 "20일 오후 2시 숭례문에서 의대교육 정상화·윤석열표 의료개악 중단을 외쳐달라"고 당부했다.
의협은 의과대학 입학정원 2000원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후 정부와 국회를 향해 의료정상화를 위한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는 등 이전과 180도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 13일에는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대표자회의와 함께 대선기획본부를 출범하고 조기 대선 국면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의협이 의정갈등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데는 수업 참여를 거부하는 의대생들의 유급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대정부 투쟁 방식을 두고 의협 내 세대갈등이 표출된 것을 의식했다는 관측이 많다. 사직 전공의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비공개로 진행된 ‘의료 정상화를 위한 전국 의사대표자회의’에서 의대생 복귀를 강조하는 선배 의사들을 향해 학생들이 나와 있어 의료계 목소리에 힘이 실린 것이라며, 선배 의사들은 어떤 것을 해줄 것이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대위원장도 전국의사궐기대회에 개원의와 교수 등이 많이 참여하면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의협은 20일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 5000∼1만 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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