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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60년의 형제' 한국에 빼앗겼다[북한은 지금]

독재정권 몰락 직후 시리아와 수교

北과 혈맹국→이제는 '거리두기'

국제사회 고립 심화된 北에 타격

시리아는 '새로운 친구' 한국을 극진히 대우했다. 대통령궁으로 이동하기 위해 알 샤이바니 시리아 외교장관이 직접 운전하는 차량에 탑승한 조태열(앞쪽) 외교장관. 사진제공=외교부




지난 10일, 시리아를 방문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아스아드 알 샤이바니 시리아 외교장관이 손을 맞잡았다. 대한민국과 시리아가 수교관계를 맺은 역사적 순간이었다. 우리나라로서는 북한을 제외한 유엔 191개 회원국 모두와 수교를 완료하게 됐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시리아는 지난 1966년 북한과 수교한 혈맹국이었다. 특히 군사 협력의 고리가 강했다.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기간, 시리아가 도움을 청하자 북한은 전투기 조종사와 기술 요원 등을 파견했다. 이후로도 북한은 시리아에 미사일, 핵 관련 기술을 지원했다. 지난 2013년에는 시리아 내전에 북한군 조종사들이 파병됐다는 현지 매체들의 보도가 나왔다.

자연스럽게 시리아는 우리나라에 지극히 먼 나라였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오랫동안 시리아 국민들을 고통에 몰아넣었던 알아사드 정권이 몰락하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우리 정부는 빠르게 움직였다. 아사드 정권 붕괴 후 2개월 만인 지난 2월, 외교부 당국자들이 시리아 다마스쿠스를 방문했다. 문제는 불안정한 치안이었다. 결국 바로 옆 나라인 레바논에서 고용한 보안 전문가들과 함께 육로로 24시간 이동한 끝에 다마스쿠스에 도착해 마음을 놓았다. 이들을 맞이한 것은 아스아드 알 샤이바니 당시 시리아 과도정부 외교장관의 따뜻한 환대였다. 알 샤이바니 장관은 "열린 마음으로 환영한다. 특히 새로운 시리아는 한국과 새롭게 양국간 관계를 수립하고자 희망한다"며 예상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나섰다. 시리아 새 정부는 오랜 독재의 상처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의 민주적인 새 일원이 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물론 독재정권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러시아·북한과 ‘헤어질 결심’도 마친 상태였다.

지난 2월 다마스쿠스를 방문한 김은정(왼쪽)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장이 알 샤이바니 당시 시리아 과도정부 외교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제공=외교부




이후로 양국 수교를 위한 협의는 빠르게 진행됐고, 마침내 조태열 장관이 직접 다마스쿠스를 찾아 양국 수교를 위한 공동 성명에 서명함으로써 수교 절차가 완료됐다. 시리아 입장에서는 지난 3월 과도정부가 정식 신정부로 출범한 후 첫 외교관계 수립인 만큼 의미가 각별하다. 이 때문에 시리아는 조 장관이 직접 방문하기를 희망했으며, 그런 만큼 조 장관에게 최고 수준의 경호와 의전을 제공하며 각별히 예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 장관에게 통상적으로 지원하는 규모의 3배에 달하는 경호 인력을 배치하기도 하고, 알 샤이바니 장관이 조 장관과 회담 뒤 대통령궁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손수 차량을 운전하기도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직접 본인이 운전해서 (상대를)모시는 것은 아랍권에서는 일종의 최고 예우"라고 전했다.

우리나라와 시리아의 수교 수립은 북한에는 적잖은 타격일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의 밀착으로 점점 더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지난 60여년 간의 ‘형제’를 잃은 셈이기 때문이다. 시리아에 파견돼 있던 북한 외교관들은 아사드 독재정권 붕괴 후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지난 15일,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평양주재 시리아 대사관이 김일성 주석 생일 113주년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꽃바구니를 보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비록 형제를 잃긴 했지만, 평양에 있는 시리아 대사관이 여전히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양측의 외교관계가 완전히 끊기지 않았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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