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6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가 끝난 뒤 “오늘 한 권한대행의 탄핵소추안 발의는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본회의에 보고하면 17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이날 오전까지 탄핵 추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었는데 재탄핵을 보류한 것이다.
민주당의 탄핵 보류 결정에는 탄핵 추진이 오히려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명분을 만들어줄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권한대행을 향해 “출마 명분을 잡고 싶어 위헌·월권 인사를 계속하고, 대선 행보 오버하며 민주당에 재탄핵해 달라고 구걸하는 속내가 너무 유치하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날 헌법재판소가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며 당내 탄핵 추진론이 다시 동력을 얻을 가능성도 생겼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에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다면 또 새로운 국면”이라며 “탄핵 여부는 금명간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전했다. 한 원내 관계자는 “이번 주 본회의에서 탄핵안을 처리하지 않더라도 이후 탄핵안 추진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게 아니다”라며 재탄핵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은 17일 본회의에서 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8개 법안의 재표결과 함께 반도체특별법·은행법·가맹사업법 등 3개 법안에 대한 신속 처리 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반도체특별법은 ‘주 52시간 예외’ 조항이 빠진 채 추진될 예정이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은 상임위원회(180일)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90일), 본회의 부의(60일) 등 최장 330일을 거쳐야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노 원내대변인은 “패스트트랙은 상당한 시간이 걸리니 그 기간 내 국민의힘을 압박한다는 의미도 있다. 그 기간 내 협의 처리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패스트트랙 지정으로 표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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