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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만 보면 번듯한 '뉴타운'…축포 터뜨린 김정은[북한은 지금]

1만 세대 입주할 화성지구 3단계 준공

"태양절까지 완공기일 맞추라" 지시

화성지구 3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을 축하하는 불꽃. 노동신문·뉴스1




밤하늘에 축포가 터지고, 동원된 주민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빨간 테이프를 끊었다. 김정은의 딸 주애도 박수를 쳤다. 평양 시내 뉴타운인 화성지구 3단계 준공식의 풍경이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15일 화성지구 3단계 1만세대 살림집(주택)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16일 보도했다. 4월 15일은 ‘태양절’, ‘4월 명절’이라고도 불리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새 살림집에 입사할 근로자와 노인을 만나 "이렇게 현대적인 살림집을 이제야 안겨주게 되어 미안하다"면서 "오늘 감격과 환희에 넘쳐있는 시민들의 모습을 대하고 보니 인민을 위해 더 많은 일감을 떠맡아 안을 결심이 더욱 굳어진다"고 말했다. 또 평양시 5만 세대 살림집 건설에 동원된 군대와 ‘노력 혁신자’들도 만나 격려했다.

김덕훈 당 비서는 준공사에서 "화성지구 3단계 건설로 화성지구가 하나의 행정구역다운 정치·경제·문화적 기능을 확보하고 수도권의 기존지역들을 문명개화로 선도할 수 있는 중심·표본으로 완연한 자태를 드러내게 됐다"면서 "국가창건 이래 수십 년의 변천을 거친 어제 날의 평양과 오늘의 현대화된 평양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게 만드는 새 도시 구역의 탄생"이라고 치켜세웠다.

화성지구 1만세대 살림집 준공식에 참석한 김정은(오른쪽에서 세번째) 위원장과 딸 주애(맨 왼쪽). 노동신문·뉴스1


주택 건설은 그동안 북한이 추진해 온 주요 사업들 중 하나다. 북한은 지난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평양에 해마다 1만 세대씩 5년간 총 5만 세대 주택을 새로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21년 3월 평양 외곽 사동구역의 송신·송화지구에서 착공식을 열고 이듬해 준공했고, 화성지구 1단계 사업으로 ‘화성거리(2023년)’를, 2단계 사업으로 ‘림흥거리(2024년)’를 조성했다. 지난해 2월 3단계 착공 후 1년여 만에 준공했으며 4단계 사업은 지난 2월 착공,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번듯한 신도시를 외부에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일까. 김 총비서는 3단계 사업 착공 이후 이곳을 수시로 찾았다. 지난달 15일 건설 현장을 점검한 뒤 3주 만인 지난 3일 딸 주애와 함께 컴퓨터 오락관 등이 마련된 봉사시설 건설 현장을 시찰하고, 태양절까지 완공 기일을 맞추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김일성 생일에 맞춰 준공식을 연 것은 이를 계기로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이 16일 준공식에 동원된 아이들과 인사하고 있다. 노동신문·뉴스1


준공식 행사에는 폭죽을 터뜨리는 야간 행사와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공연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는 주민들과 만나 직접 포옹을 하거나 악수를 하기도 했다. 김 총비서의 '애민 주의'를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정은은 이번 태양절에도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은 찾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이날 박태성·최룡해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과 당정 간부들이 전날 금수산 태양궁전을 찾았다고 보도했지만, 김 위원장의 참석은 언급되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태양절을 맞아 유원지 등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스1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코로나19 확산기인 2020년을 제외하면 매년 태양절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그러나 지난 2023년부터 올해까지 3년째 이곳을 찾지 않고 있다. 북한 매체들의 ‘태양절’이라는 용어 사용도 부쩍 줄었고, 대신 ‘4월 명절’ 등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늘었다. 선대를 기리는 데서 벗어나 '김정은 독자 우상화'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발이 두려운 듯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도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노동신문에서 ‘태양절’이라는 말을 사용한 보도는 지난해 4월 15일 단 한 차례였는데, 올해는 4월 15일까지 포함해 총 7차례”라며 “선대 흐리기 및 독자 우상화를 지속하되 주민들의 수용성 감안해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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