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H20에 딥시크까지… 엔비디아 AI칩, 미중 관세 전쟁 '판돈' 됐다 [윤민혁의 실리콘밸리View]


엔비디아가 거액의 미국 내 투자 발표에도 중국 전용 인공지능(AI) 가속기 H20 수출 제재를 받으며 이날 테크주가 동반 폭락했다. 직후 미 의회는 중국산 AI 딥시크의 안보 위협을 지적하며 차단 검토에 나섰다. 미·중 관세 전쟁 여파에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이 협상 테이블의 ‘칩’이 된 꼴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9일(현지 시간) GTC 2025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윤민혁 기자




1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UBS를 인용해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칩 재고를 120억 달러 상당으로 분석했다. 엔비디아가 1분기에만 160억 달러에 달하는 H20 주문을 받았다는 디인포메이션 보도를 뒷받침하는 소식이다. 전날 장 마감 후 엔비디아는 H20이 대 중국 수출 허가 품목에 지정됐다고 밝혔다. 미 상무부 수출 허가를 받아야만 팔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H20은 엔비디아가 수출 규제 속 중국 전용 칩셋으로 제작한 제품이다. 최신 AI 가속기인 블랙웰은 물론, 전 세대 주류 모델인 H100보다도 75%가량 성능이 낮다. 때문에 중국 외 국가에서는 사실상 수요가 없다. 엔비디아는 규제에 따라 1분기 55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공시했다. 이 소식에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는 6.87% 내렸다.

55억 달러라는 수치는 엔비디아 총 매출을 감안할 땐 비중이 작은 편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1년간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1152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월가는 올해 총 매출이 18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은 엔비디아가 당장의 H20 수출 제한을 넘어서 미중 분쟁 사이 ‘판돈’으로 올랐다는 점을 우려 중이다. WSJ은 "엔비디아는 AI 개발을 둘러싼 패권 경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 두 초강대국 사이에 낀 신세가 됐다"며 "성능이 낮은 칩조차도 중국 시장에 판매하지 못하게 된 것은 무역전쟁이 엔비디아 사업을 얼마나 흔들 것인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마러라고를 찾아 H20 수출 허가와 대 미 투자를 거래했다는 소식이 있었고, 실제 엔비디아가 4년간 5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내 투자를 발표한 직후 H20 수출 제한이 이뤄졌다는 점도 리스크 우려를 더욱 키운다. WSJ은 이 점을 지적하며 “트럼프의 환심을 사기 위한 의도였으나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5000억 달러로 충분하지 않은듯하다”고 했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딥시크 앱의 스마트폰 페이지. AP연합뉴스


미국은 엔비디아의 ‘로비’와 무관하게 중국 AI 산업을 고사시키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는 “딥시크가 미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profound threat)’이 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딥시크는 중국으로 데이터를 유출시키고 이용자 보안 취약점을 만들어내며 중국 법에 따라 정보를 은밀히 검열하고 조작하는 모델”이라며 “딥시크는 수집한 정보를 중국 정부가 소유한 통신업체 '차이나 모바일'과 연결된 백엔드 인프라를 통해 전송한다”고 밝혔다.

또 “딥시크는 중국으로 수출이 금지된 미국 반도체 칩을 기반으로 미국 기술을 훔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딥시크 설립자 량원펑은 중국 정부와 연계된 하드웨어 유통업체, 전략 연구소와 관련돼 있다”고 봤다.

위원회는 결론적으로 중국 AI 모델 위험성에 대처하기 위해 AI 칩 수출 통제를 확대하는 한편, 중국 뿐 아니라 싱가포르 등 ‘우회 수출로’로 이용되는 지역에 대한 수출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싱가포르는 지역 기준 엔비디아 매출 2위를 기록 중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딥시크에 대한 징벌 조치를 저울질하고 있으며 미국인들의 딥시크 접근을 차단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이에 엔비디아에 대한 미 행정부의 AI칩 수출 제한이 궁극적으로 딥시크를 위시한 AI 모델 개발을 막아서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따른다. NYT는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가 엔비디아의 아시아 지역 칩 판매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며 “엔비디아는 2주 내 아시아 11개국 내 모든 고객사에 대한 세부 정보를 답변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가 딥시크에 AI 칩셋을 고의적으로 제공했는지 따져보겠다는 뜻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