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컨테이너 수요가 급격히 쪼그라들면서 화물 예약이 최대 60% 급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해운 업계 정보 분석 기관인 라이너리티카는 최근 보고서에서 “향후 3주간 중국에서 화물 예약이 30~60%, 아시아 나머지 지역에서는 10~20%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대중 관세가 145%로 높아지면서 중국 업체들의 미국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탓이다.
중국 교통부에 따르면 이달 7~13일 중국 항구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전주 대비 6.1% 줄었다. 이달 첫 주(3월 31일∼4월 6일)에는 전주 대비 1.9% 증가했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국 화물 회사인 HLS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80건의 운송 서비스가 취소됐다”며 무역전쟁 이후 수요가 급감하면서 해상 운송 업체들이 미국으로 향하는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조정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글로벌 주요 해운 동맹 ONE은 다음 달 재개하려던 칭다오~터코마 항로 운송을 전면 중단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으로 향하는 기존 항로도 일부 조정해 미국 취항을 취소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스티펠의 글로벌 물류 및 미래 모빌리티 담당 이사인 브루스 챈은 “관세정책이 소비자 수요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초래했다”며 “주요 동부 태평양 항로에서 빈 컨테이너 선박 운항이 늘고 있으며 향후 몇 달 내 수입량이 두 자릿수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관세 부과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글로벌 무역 중심이 중국에서 아시아 다른 지역 항구들로 이동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베트남의 물류 요율은 이달 초 전달 대비 43% 상승한 상태다. 운송 시장 추적 기관인 제네타의 피터 샌드 분석가는 물동량을 담당하는 컨테이너선의 크기가 작아지고 있다며 “중국에서만 제품을 공급받는 것에 대한 (선주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선박을 채울 화물이 있어야 경제적으로 의미가 있는 만큼 현재 공급망은 아시아 다른 지역의 소규모 제조 허브로 확산하는 추세”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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