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처럼 쇼핑하라'는 마케팅으로 유명하던 중국 온라인 소매업체 테무(Temu)가 미국 내 광고를 대폭 줄이고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2년 연속 지켜오던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 자리도 69위로 밀려나면서 미국 내 사업 입지가 쪼그라드는 모습이다.
16일(현지시간) CNBC는 마케팅 기업 티우이티의 자료를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관세 시행 이후 테무의 온라인 광고가 크게 줄었다고 보도했다. 티우이티에 따르면 테무는 지난 5일 기준 미국 구글 쇼핑 광고의 20%를 차지했으나 일주일 후인 12일에는 0%로 떨어졌다. 과거 50센트짜리 눈썹 정리기와 5달러짜리 티셔츠 광고가 구글 검색결과와 페이스북 피드를 뒤덮었던 상황과 큰 대조를 이룬다.
광고를 줄이며 테무의 미국 내 온라인 광고 유료 트래픽(검색, 디스플레이, 소셜미디어 광고를 통한 웹사이트 방문)도 77% 감소했다. 테무의 몰락은 앱스토어 순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센서타워 데이터에 따르면 2년 연속 미국 앱스토어 무료 앱 다운로드 1위를 차지했던 테무는 현재 69위로 추락했다. 시밀러웹은 최근 애플 앱스토어에서 테무 다운로드가 62%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테무의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흔들었다고 짚었다. 새 관세 정책에 따라 중국에서 발송된 물품에는 145%의 관세율이 적용되며, 800달러 이하 소액 물품에 대한 무관세 혜택(소액면세)도 5월 2일 폐지를 앞두고 있다.
테무도 비용 증가에 따른 가격 조정 계획을 고지했다. 테무는 "최근 글로벌 무역 규정과 관세 변화로 운영 비용이 증가했다"며 "품질 저하 없이 소비자가 좋아하는 제품을 계속 제공하기 위해 4월 25일부터 가격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쉬인(Shein)도 비슷한 공지를 올렸다.
이러한 변화는 메타의 광고 사업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테무는 메타의 최대 광고주 중 하나였으나 현재 미국 내 메타 플랫폼에서 운영 중인 광고는 6개에 불과하다. 매디슨 앤 월의 광고 분석가 브라이언 위저는 2023년 메타의 1320억 달러 광고 수익 중 70억 달러 이상이 중국에서 발생했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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