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22일 보석 석방 후 첫 재판에 출석하면서 “홍준표가 제가 감옥에 있는 동안 저를 9번이나 고소했다”며 “감옥에서 영 썩으라는 얘기인데 제가 홍준표를 두둔할 리 있겠냐”고 말했다.
명 씨는 이날 오전 창원지법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4차 공판에 출석하면서 대선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어 “그런데 홍준표에게 현금을 받은 건 없다”면서 “김태열이 수표 2장 받았는데, 그건 김태열이 개인 카드값으로 쓰고 강혜경 씨가 사비로 썼다”고 주장했다.
명 씨는 또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박형준 시장이 자신을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는 강혜경 씨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박 시장님 전화번호도 없고 본 적도, 만난 적도 없다”며 “(강 씨가 주장하는 것은) 민주당의 이언주 최고위원이다. 이 의원이 김태열 씨에게 돈을 지급하고 여론조사를 6~7차례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미래한국연구소가 제 것이라고 자꾸 보도하는 데 아니다”며 “강 씨가 압수된 PC에 보면 미래한국연구소는 김태열, 강혜경 동업이라고 돼 있다”고 주장했다.
명 씨는 최근 3차 공판까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다 피고인 방어권 보장 등을 이유로 한 법원의 보석 인용으로 이날 4차 공판에 불구속 상태로 법원에 첫 출석했다.
명 씨는 지난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강혜경 씨를 통해 김영선 전 의원이 송금한 807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명 씨는 김 전 의원,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과 공모해 2022년 6·1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경북 고령군수 예비후보와 대구시의원 예비후보 등 2명에게서 공천 대가 목적으로 합계 2억 40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명 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공천 대화를 나눈 내용 등이 담긴 자신의 휴대전화를 처남에게 숨기도록 지시한 혐의(증거은닉교사)로도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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