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경남 의령군 궁류면에서 발생한 ‘우순경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들을 기리는 위령제에 경남경찰청장이 처음으로 참석해 공식 사과를 한다. 어린아이 포함 62명이 숨지고 33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한 지 43년 만이다.
의령군은 오는 26일 우순경 사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의령 4·26 위령제’에 김성희 경남경찰청장이 참석한다고 23일 밝혔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위령제에서 김 청장이 ‘유가족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우순경 사건 관련) 사과와 위로, 재발 방지 등을 말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우순경 사건은 1982년 4월 26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당시 의령경찰서 궁류지서 소속 우범곤 순경이 카빈소총 2정과 실탄 129발, 수류탄 6발 등을 탈취해 궁류면 4개리 일대 주민을 무참히 살해하고 중경상을 입힌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56명이 숨지고 39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부상자 중 6명은 상태 악화로 이후 숨졌다. 범행 후 우 순경은 주민 민가에 침입해 수류탄을 터뜨렸고, 본인 포함 일가족과 함께 폭사했다.
우순경이 주민들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던 시간, 다른 경찰관들은 근무지를 이탈하고 온천에서 놀다가 복귀하던 중이었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보도 통제로 이 사건을 덮었고, 유족들은 마을 단위로 조용히 추모해야만 했다. 이로 인해 ‘우순경 사건’은 잊힌 사건이 돼 추모행사조차 열지 못하다가 지난해 사건 발생 42년 만에 처음으로 위령제와 추모식이 엄수됐다.
김 청장은 올해 의령군 궁류면 평촌리 일원에서 열리는 제2회 위령제에 참석해 희생자 넋을 달래고, 유가족에게 위로와 사죄의 말을 전달할 예정이다.
지난해 첫 위령제에서는 일부 유가족들이 경찰에 적대심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경찰이 사과와 위로를 전하겠다며 위령제 참석과 관련해 지속해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령군은 올해 열리는 제2회 위령제에 경남경찰청장의 참석과 함께 사건 당시 부상자 20여 명을 치료한 정회교 전 제일병원장에게 감사패를 수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위령제에서는 ‘의령 4·26추모공원’ 준공식도 함께 진행된다. 2021년 12월부터 건립 추진된 이 공원의 모든 시설 공사가 최근 완료됐다고 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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