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로 쓰러진 60대, 장기기증으로 3명에 새 삶

한옥예씨, 중앙대광명병원서 뇌사 장기기증

한옥예(오른쪽) 씨가 생전에 배우자·손자와 함께 촬영한 사진. 사진 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 깨어나지 못한 60대가 삶의 마지막 순간 3명을 살리고 떠났다.

1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중앙대광명병원에서 한옥예(65) 씨가 뇌사 상태에서 간과 양쪽 콩팥(신장)을 각각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렸다.



한 씨는 지난달 8일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던 중 갑자기 쓰려졌다. 즉시 병원에 이송돼 뇌출혈로 진단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유가족은 갑작스러운 이별에 슬퍼하면서도 뇌 이외에는 건강했던 고인의 장기로 다른 누군가를 살리기로 결심했다. 자신들처럼 사랑하는 가족을 잃을 위기에 처해 기적을 바라는 이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유족에 따르면 전북 정읍에서 7남매의 둘째로 태어난 고인은 늘 주변 사람들을 챙기던 따뜻한 사람이었다. 자녀들에게는 헌신적인 어머니였으며 힘든 일 앞에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고인의 아들 이용 씨는 “저희에게는 최고의 어머니였다. 생전에 고생하시고 힘들던 모습만 기억이 난다. 하늘에 가서는 편안히 하고 싶은 일 많이 하시고 행복하시면 좋겠다”고 추모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며 다른 생명을 살리는 기증을 결심해 준 기증자 유가족의 숭고한 생명 나눔에 감사드린다”며 “이러한 기적과 같은 일이 우리 사회를 따뜻하고 환하게 밝히는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