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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러 이사 “7월 금리 인하 가능”…연준, 정책 이견 본격화

“고용시장 망가지길 기다릴 필요 없어”

7월 인하 후 속도 조절로 경제 대응 주장

관망기조 강조한 파월 의장과 대조

연준 내 동결론·인하론 의견 충돌 확산 전망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 이사가 2020년 워싱턴DC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7월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하고 나섰다. 관세와 이민 억제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통화 정책의 방향을 둘러싼 연준 내부의 이견이 본격화하고 있다.

월러 이사는 20일(현지 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인 의견이고 다른 위원들이 동의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연준)는 7월에 이것(금리 인하)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만약 고용시장에 둔화 위험이 우려된다면 기다리지 말고 지금 해야 한다”며 “고용시장이 망가지는 걸 볼 때까지 굳이 기다렸다가 금리를 낮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다음(7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데 찬성한다”며 “왜냐하면 기준금리를 낮추기 전에 일자리 시장이 무너지는 걸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7월 인하는 시장의 전망보다 더 이르다. 현재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당장 7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확률은 14.5%에 그치고 있다.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9월에 인하할 가능성이 그나마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월러 이사의 7월 인하 주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틀 전 금리 관망기조를 강조한 것과도 맥이 다른 발언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 18일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동결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경제의 전개 경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파악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며 “그 후에야 정책 기조를 조정할 지 여부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이와 달리 기준 금리를 내린 뒤 천천히 인하하는 방식으로 경제의 충격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시작은 해야 한다. 그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는 월러 이사가 물가 상승 보다 고용시장 붕괴에 더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월러 이사는 “우리는 관세 충격으로 인플레이션이 오를 것이라고 보면서 6개월 동안 금리를 동결했지만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더 이상 기다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 관세가 나중에 부과되더라도 영향은 그대로 동일하고 일회성 효과일 뿐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이 “앞으로 몇 달 안에 인플레이션이 상당 폭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한 것과 대비된다.

월러 이사의 7월 인하론은 금리 인하 여부와 시점을 둘러사고 연준 내부에 의견 차이가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연준이 6월 FOMC에서 새롭게 내놓은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관계자 중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전망하는 위원이 8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연내 동결을 전망하는 위원도 7명에 이르렀다. 특히 동결을 관측한 위원 수는 3월 4명 이었지만 한 달 만에 더 늘었다. 추후 노동시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연준 내부에서 인하론과 동결론의 충돌이 더욱 거세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월러 이사는 2022년 인플레이션의 정점 국면에서 온건한 매파로 평가 받았다. 다만 경제 상황의 변화를 비교적 민감하게 파악해 통화정책에 반영할 것을 주장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연준이 가파른 금리 인상을 지속하던 2023년 11월 월러 이사는 금융시장과 고용 시장의 변화를 거론하며 기존의 매파적 입장에서 벗어나 추가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당시 월가는 이를 연준의 정책 전환(피벗) 신호로 받아들였다.

월러 이사의 7월 인하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이 한창인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음으로써 국채 금리가 높게 유지돼 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9일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이 나오자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파월은 미국에 수천억 달러의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월러 이사는 월가 안팎에서 파월 의장의 후임 의장 후보 중 한명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월러 이사는 다만 대통령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연준의 일은 정부 부채 자금조달 비용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의회가 우리에게 위임한 권한은 실업과 물가 안정에 대해 우려하라는 것이 우리는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지 미국 정부에 저렴한 자금을 제공하도록 하라는 것이 아니다”고 소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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