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올해 1분기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을 피하려는 업체들의 수입을 선주문이 몰리면서 상품수지 적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24(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은 올 1분기 경상수지가 4502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소득수지 등을 종합한 지표인데 올 1분기는 지난해 4분기(3120억 달러)보다 44.3%나 적자 규모가 급증했다. 시장 예상치(4433억 달러)도 훌쩍 뛰어넘었다.
이번 적자 규모는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6.0%에 해당하며 2006년 3분기(6.3%) 이후 최고치다. 작년 4분기 경상수지 적자는 GDP 대비 4.2% 수준이었다.
미 상무부는 이번 적자 대부분이 상품수지 악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1분기 미국의 상품 수입은 사상 최고치인 1조 달러를 기록했다. 비화폐성 금(nonmonetary gold)과 의약품, 치과용품, 제약 제품 등이 많이 늘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상품ㅌ 수출은 5390억 달러로 집계된다. 민간 항공기나 컴퓨터 액세서리, 주변기기 및 부품 등 자본재 수출이 늘면서 2022년 3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상품수지는 4610억 달러 규모의 적자를 나타냈다.
한편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에도 금융계정은 -2995억 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해외 자금이 여전히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미국 거주자의 대외 금융자산이 5249억 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미국 내 투자(부채)도 8437억 달러 늘었다. 파생금융상품 순거래는 193억 달러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와 정부 재정적자 급증은 장기적으로 달러화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인 관세정책은 달러의 안전자산 지위에 일부 타격을 입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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